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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윤 Oct 16. 2024

2천 원으로 즐기는 발리 정글 탐험

걸어서 태초의 자연 속으로


발리 우붓이 매력적인 이유,

그중 하나는 이국적인 정글뷰 때문이다.

Jungle in Ubud (2024)


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발리의 정글 속을 직접 걸어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자연을 좋아한다면, 걷는 걸 좋아한다면, 아이에게 정글 탐험 할 기회를 주고 싶다면, '정글 탐험 투어'*를 추천한다.


*내가 지금 지어낸 이름이기 때문에 예약도 필요 없는 셀프 투어 프로그램이다.




뜨갈랄랑 정글 탐험 투어


준비물
: 입장료 1인 2만 루피아(약 2천 원), 음료 마실 돈 조금, 땡볕에서 걷기 좋은 복장(운동화, 선글라스, 모자, 편한 옷 등등)


뜨갈랄랑은 그 유명한 발리스윙이 있는 곳이다. 여행자들 대부분이 뜨갈랄랑에 와서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간다. 우리도 6년 전 신혼여행 때는 뜨갈랄랑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6년 전 발리 신혼여행 (2018)


올 9월 다시 뜨갈랄랑에 갔을 때 논 위를 걷고 있는 여행자들을 발견했다.

"오.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있나 봐! 우리도 좀 더 깊이 들어가 볼까?"


그렇게 즉흥적으로 시작된 정글 탐험. 결론적으로 만족도 100%다. 지금도 그 푸릇한 풍경이 아른거린다. 이왕이면 겉핥기로 만족하지 말고 온몸으로 직접 느끼며 경험해 보자.



'발리 정글 탐험 투어' 방법은 간단하다.

01 뜨갈랄랑에 도착해서 근처를 서성이다 보면 뜨갈랄랑 논으로 들어가는 입장료를 파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02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서 "트레킹 코스 가는 길이 어디인가요?" 물어보거나 '트레킹'이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된다.


그 이후 일정은 자유다. Enjoy~!


길이 좁지만 흙길이라 걷기 편하고 트레킹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다. 걷기 시작하면 비현실적인 풍경에 감탄하느라 말이 없어진다.


걷는 내내 "우와"와 "좋다"만 수십 번 반복했다.

"여기 뭐야? 말이 돼? 이게 맞아?"


글을 쓰는 지금도 이 풍경에 대해 뭐라고 설명을 덧붙여야 할까 고민스럽다. 뭐든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게 나에게는 별로일 수 있다. 정글 탐험 투어도 나에게는 환상적인 경험이었지만, 더운 게 싫고 걷는 게 싫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지 않는 사람에게는 짜증 나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니까.


쥬라기 공원 in Ubud


부모가 내 아이의 취향을 살펴 아이가 좋아할 법한 경험을 선별하듯이, 나의 취향을 알고 내가 좋아할 법한 경험을 시켜주어야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매일 평균 1만 보 정도는 걸어야 몸이 개운하다. 몸이 찌뿌둥할 때도 목적 없이 발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몸이 순환되면서 가뿐해진다. 또, 자연 속에 파묻히는 걸 좋아한다. 글을 쓸 때나 그림을 그릴 때도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가 많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식물, 동물과 교감하는 순간들을 애정한다. 또, 따스한 태양 아래에서 일광욕하는 것도 좋아한다. 온몸에 따뜻한 햇볕이 고루 닿는 느낌이 좋다. 땀이 얼굴과 온몸에 주르르 흘러도 '그러려니' 한다.


이런 취향을 가진 내게 자연에 파묻혀 신기한 동식물을 구경하며 하염없이 걸을 수 있는 발리 정글 탐험은 나의 영혼을 기쁨으로 물들이는 시간인 것이다.


자기 전생이 '타잔'인 것 같다는 남편


공룡이 산다고 해도 믿을 법한 풍경이다. 발리 정글 투어를 하다 보면 계단식 논 풍경, 화려한 식물들, 두리안과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나무, 뜨갈랄랑에서 살아가는 동물들 등 다양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지루할 틈이 없다.


다양한 식물들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동물들
열대 과일 나무


뜨갈랄랑에서 마주쳤던 한 가족이 기억에 남는다. 5살 정도 된 딸2살 정도 된 아들과 함께 트레킹을 하는 가족.


꽤 가파른 흙계단에서도 여자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자기 두 발로 씩씩하게 걸었다. 엄마 아빠도 여유롭고 태연하게 옆에서 도움을 줄 뿐 먼저 안아주겠다고 하거나 아이를 특별히 조심시키지 않았다.


여자아이의 얼굴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와 '내가 해내고 있다.'라는 뿌듯함으로 빛났다. 2살 정도 된 남동생은 아빠의 품에 안겨있다가 때때로 내려와 맨발로 흙을 밟으며 놀았다.


적극적으로 탐험을 즐기는 아이들을 보며 알 수 없는 용기가 솟아나는 걸 느꼈다. 나부터 나의 가능성을 한계 짓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졌다.


우리도 훗날 아이와 함께 발리에 온다면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정글 탐험을 하기로 약속했다. 나의 아이에게 사랑과 용기,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믿음을 주고 싶다. 사랑, 용기, 믿음 같은 가치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내가 만약 엄마가 된다면, 용기 있게 자기 자신과 세상을 믿으며 사랑으로 살아가는, 그런 엄마로 살고 싶다.


지금은 큰 아들 키우는 중




정글 탐험 투어 선택 옵션

01 뜨갈랄랑 초입에 있는 카페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1인 10만 루피아/타월 포함)
02 뜨갈랄랑 초입에서 연출 사진 찍는 것도 잊지 말자. (일부 무료)
03 집라인도 있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싶지 않아 구경만 했다.
04 뜨갈랄랑 논 중간중간에 간이카페들이 있다. 음료 한잔씩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


선택옵션 01 ~ 04


"우리 오늘 뜨갈랄랑 갔다 왔어."

"뜨갈랄랑? OOOO를 가야지! 뜨갈랄랑은 스몰~하잖아."


오늘 뭐 했냐는 숙소 주인 마데의 물음에 뜨갈랄랑에 다녀왔다고 하니 그는 OOOO를 가라고 했다.




내일은 브런치북 <발리의 무시무시한 오라오라병> 기획이 시작된 곳이자, 파노라마 논뷰를 감상할 수 있는 OOOO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Coming very very s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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