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 열흘간의 서비스 창업기

Day 0. 2025.04.10 (목)

by 예느

Prologue:


언젠가부터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다. 머릿속은 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손끝은 그저 매일 주어진 일과를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몇년 간 개발자로 살며,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무덤덤하게 일했다. 그 시간 속에는 한 번의 창업 경험도 있었다. 짙은 파도와 바람, 실제로 손에 쥐어냈던 순간, 또는 닿을 듯 말 듯 놓쳐버렸던 기억들. 나는 아직도 그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지금의 나는 과거와 다른 역할로 일하고 있다. 키보드 대신 사람을 움직이고, 코드를 짜는 대신 데이터를 파서 문제를 찾고, 작은 보물들을 찾아내고 개선하기 위해 애쓴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목표를 그리고, 세부 항로를 설계하려 한다. 그렇게 또 몇 년이 흘렀지만, 무언가를 또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만큼은 여전히 깊었다. 첫 창업은 분명 어렵고 힘들었고, 이제는 나의 일이 아니게 되었지만, 어쩌면 나는 이미 마음속에 다시 노를 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10일의 시간이 생겼다. 전 회사를 퇴사하고, 다음 회사 입사까지 정확히 열흘.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했다. 여행을 떠날까, 밀린 책을 읽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양이들하고 누워서 쉬어볼까. 그러나 머릿속 어딘가에서 요즘은 AI도 곁에 있고, 개발 환경도 훨씬 좋아졌다는데. 그렇다면 열흘 동안, 혼자서, 아이디어부터 서비스 개발, 비즈니스 모델 설계까지. 어쩌면,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할까?’라는 망설임은 ’하자.’라는 결심으로 바뀌기까지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일상 속에서 직접 겪은 불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거창한 성공을 꿈꾸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에 큰 발자국을 남기겠다는 비장한 서사도 아니다.

그저 내 손으로 세상의 한 귀퉁이에 조그마한 흔적 하나를 남겨보고 싶었던, 지극히 개인적이고 조용한 여정의 시작이다.


열흘 동안 나와 함께 걸어갈 이 이야기를, 그리고 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을, 한번 읽어 보지 않겠는가.


퇴사일에 만개한 벚꽃. 참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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