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후에야 미리 끊어놓은 한국행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었다.
새로운 길을 나아가기 전 한달 정도의 휴가가 주어졌다. 혼자 많은 고민을 하며 머리 아팠던 시간만큼 가족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갔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마음은 편안해 졌고 잠시 동안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쉴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그리고 출발하기 몇일 전 부터 미리 예약 해 놓은 도쿄여행도 설레이는 이유에 한 몫 했다. 같은 시기에 타지에 나와 처음 친구사이에서 3년이 지난 지금, 연인사이로 발전한 우리는 직장도 스케줄도 다르기 때문에 한국을 한번 맞춰서 들어간 적이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일을 잡고 일년 가까이 일을 하고 난 후 휴가를 맞춰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었다.
타지에서 처음 인연이 된 우리는 한국에서의 추억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또 다른 추억만들기는 또 시작인 샘이다. 3년 전, 우리가 어학원 수업을 듣던 시절 우리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캐네디언 어느 국적 상관없이 친구가 되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기 위해 모인 우리가 친구가 될수 있었던 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운 까닭은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기 위하여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기 위한 매개체 영어를 배우려고 함께 노력했던 시간들과 추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쿄여행이 추억여행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시절에 만난 친구와의 우정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일본인친구 다이키와 한국인 병철, 두 남자의 우정은 참 멋있다. 둘은 처음 어학원에서 만나 친구가 되어 서로 룸메이트까지 되면서 우정을 돈독히 쌓아갔다. 정말 친한친구끼리 같이 살아도 싸운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같이 맞춰 살기 쉬운게 아닌데 일본인과 한국인의 동거라 ... 하지만 룸메이트 시절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하며 안부 묻고 이렇게 마음만 먹으면 일본 한국을 서로 넘나들며 볼 수 있는 사이가 된 걸 보면 멋지기도 하고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난 일본여행이 처음이긴 하지만, 일본 여행 때마다 병철이가 도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쿄에 다이키가 있으니 항상 티켓팅은 나리타 or 하네다 공항 이었다.
일본인 친구 다이키가 있으니 한국이 아닌데도 옆동네 온 것 마냥 마음이 편했다. 다이키는 우리 오는 날짜에 맞춰 휴가를 냈고 덕분에 좀 편한 마음으로 길을 찾아 다녔다.
4월 3일 첫 날, 밤늦게 나리타 공항으로 도착을 하였고, 도심에 위치한 하네다 공항과는 달리 버스타고 한시간 넘짓 이동해야 했다.
Narita Airport > Shinjuku Station West 22:20 PM BUS 기다리는 중 2인/ 6200엔(one way)
신주쿠 스테이션 근처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일본택시요금 비싸다던데... 춥고 피곤하고..
타자마자 말만 듣던 운전석 위치, 내 눈으로 보니 또 어색어색하다. 계속 일본어로 위치를 얘기하시는데 뭐라는거지? 그래도 숙소 주소는 잘 전달해서 우리는 숙소까지 잘 도착했으니, 아리가또 아리가또~
우리가 예약 한 숙소는 도쿄 시내에 위치 해 있어 밤마다 산책하러 걸어나가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었다.
(2-40-3 Kabukicho, Shinjuku-ku, Tokyo . Tel :81-3-32056300) _0403-0406,2017 )
신주쿠 역 근처에 숙소를 잡아, 우리는 신주쿠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양복입은 직장인들이 퇴근 하는 모습이 되게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도 말만 들었지만 거리가 정말 깨끗했다.
늦은 시간까지 환하게 불이 들어와있는 상점들 덕분에 밤 산책하기 정말 좋았고, 많이 걷고 걸은 탓에 잠자기 전, 출출해진 우리 배는 편의점 음식들로 가득 채웠다 매일 밤.
다음날 ,
신주쿠의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신주쿠 거리를 다시 거닐었다. 일본이니까 일본어로 다 적혀있는게 당연하지만 그냥 나혼자 답답하다 보자마자 읽을수 없으니;; 첫날은 좀 답답하더니 있으면 있을수록 매력있는 이곳.
평소에 라면을 좋아라 하진 않지만 일본에 왔으니 일본라멘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들어온 일본라멘집.
미소라멘은 내가 먹어보겠다고 시켰던 건데...결국 바꿔먹었당....:)
라멘 한그릇 씩하고 우리는 어젯밤 걸었던 도쿄 스트릿을 걷고, 도쿄 메트로를 타고 하라주쿠, 시부야 등 여기저기 다녔다. 다음에 올 땐 주머니를 더 두둑히 하고 와야 겠노라고... ^^*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 다케시타 street, 스트릿을 들어서면서 부터 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양쪽에 다양한 상점들이 줄 서 있고, 학생들로 거리는 너무나 복잡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았는데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정도로 북적였고 우리는 빨리 스트릿을 빠져 나왔다.
우리는 시끄러운 다케시타 거리를 빠져나와 Cat street으로 향했다.
아~ 딱여기라고! 서울의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랄까? 시끌벅적 정신없지도 않고, 쉬는날 여유롭게 쇼핑 나온 느낌이랄까, 딱 이곳!이다. 우리는 신나가지고 고새 또 손에 쇼핑백 하나씩 들었다. 이쁜 나이키 슬립온 하나씩 커플로 맞추고 좋다며 날아다녔다. 하라주쿠는 서울 명동과 같았고 캣스트릿은 가로수길 같은 느낌?
다음에 돈 더 두둑히 들고 쇼핑오자며! 이 거리는 또 오고 싶은 거리였던 것 같다.
쇼핑도중 군것질은 필수죠~ 토실토실 아기엉덩이 같은 팬케잌으로 당충전을 하고!
다들 1인1그릇 하는 저것은 무엇인가하니 팬케잌이다! 이거 먹을려고 한 30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입에 넣자마자 솜처럼 슈욱 수그러드는 매력있는 팬케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우리는 더 어두워 지기전에 더 걷기로 했다. 그놈의 꼼데가르송 구매대행 요청들이 많아 꼼데가르송 샵만 몇군데 갔는지 ....ㅎㅎ도쿄에 있다는 곳은 다 갔다 온듯하다;;
외노자의 생활을 잠시 벗어나 휴가중인 우리, 마침 아무생각 없이 막 걷고도 싶었고 이것저것 막 구경도 하고 싶었고 일본도쿄여행은 그냥 부담없이 갔다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너무 멀지도 않으니 ...^^
걷고 걷다가 갑자기 발견 한, 북적북적한 그곳은 시부야 스크램블 거리, Tokyo Scramble street
와, 놀랍다... 서로 갈 길 가는 것 뿐인데... 퇴근할 때 쯤 되서 다시보니 다시 입벌어지고..
일본인들의 퇴근길도 한국과 별 다를 게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돈벌고 여행가고 뭐 사람사는게 다 똑같구나 싶었다.ㅋㅋㅋ 다이키는 퇴근길 전쟁을 이기고 우리에게 달려오는 중인가.?
퇴근시간에 맞춰 함께 온 여자친구도 저녁을 함께했다. 소중한 사람도 소개시켜주고 고마웠다.
퇴근하고 피곤할텐데..우리 왔다고 반겨주는 다이키가 고마웠다. 3년 전 우리 둘이 무슨 사이냐며 놀려 대던 다이키를 이렇게 둘이 손잡고 다시 보러 온 것도 신기하고 둘이 이런사이가 아니었다면 또 같이 안왔을 텐데.. 또 이런 생각을 하니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이 되게 소중한 시간이구나 싶었다.
우리 둘이 함께 하는 한, 이 두남자의 우정은 쭉 함께 지켜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사람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하기도 했다.
맥주한잔과 함께 추억팔이도 하고 안부도 묻고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훅 흘렀다.
우리를 위해 휴가를 내준 다이키 덕분에 우리는 다음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
배고파배고파 노래를 하는 우리를 위해 데리고 간 수산시장! 평소에 스시집은 단골 손님이니까!
일본까지 와서 안먹어주면 섭섭하죠~!
그냥 일본 식당에서 맛보는 덮밥과는 차원이 다름. Fish Market 최고 오이시~~~~~~:) 넘나 맛있게 먹고 이리저리 지하철 타고 이동중...
한국과 마찬가지로 넘나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 흐헉.. 어디가 어디야? 다이키 어디가?우리?
그냥 같이 하는 시간 만으로도 특별하고 좋았다는 것! 그냥 부담없이 같이 걷고 수다도 나누다보니 어느새..
다이키와 함께 온 곳은 미나토구에 위치한 상업, 레저 및 주거 복합지구 오다이바.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이곳은 쇼핑하기에도 산책하기에도 좋고 밤에 야경을 즐기기에도 딱 좋은 곳이었다.
셋이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도하고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직장인의 일상을 내려놓고 좀 쉬고 싶었는데 잘 쉬다 온 것 같다.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무엇보다도 대화를 할 때 제일 기본적인 언어가 다름에도 이렇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잠깐 만나고 안녕하는 사이가 아닌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 추억팔이를 할 수 있는 두 남자 우정을 보면서 나에겐 더욱이나 마음 따뜻한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국경을 넘는 우정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가능해도 얼마 못갈 거라 생각했다. 같은 시기에 다같이 만났는데도 난 한국인이 아니니까,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정을 교류 할 수 없다고 생각 했고 그래서 어느 정도만 마음을 열고 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또 이렇게 도쿄여행을 하면서 두남자의 우정에 또 한번 혼자 감동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은 우리, 하지만 이런 다른 점도 조금씩 채워주면서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
이 두 남자의 영원한 우정을 꿈꾸며... 도쿄에서 2017년 어느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