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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 Mar 14. 2017

시어머니의 죽음

이렇게 가시다니.


사랑씩이야 하지도 않았지만

더 이상 증오하지도 않고...

이제야 연민 비슷한 감정이 생겨나고 있었는데


3월 13일 새벽,

그 기구한 삶을 뒤로하고

마지막 얼굴조차도 고통으로 일그러진채

그 분은 떠났다.

예고도 없이, 유서도 없이.


시형님들은 나를 둘러싸고 한데 입을 모아

이제 큰 굴레에서 벗어난 남편, 잘 돌봐주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미 난 마음을 먹은 터.


상황이 정리되는데로

내 신변도 정리해보자.





몇달 전 찾아갔던 점집 무녀  왈,

"당신과 남편 모두 상복입은 모습이 보입니다.

만약 장례를 치른다면 절대로 염하고 입관하는 건 보지마세요."

그래서 둘째 아이 핑계를 대고

난 입관식에 가지 않았다.

인간의 지력은 약해지고

허무맹랑하다 믿었던 점따위가 감히 내 인생을 조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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