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실랑이

by 김선태 Mar 14. 2025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다. 올갱이 들어간 쌈장에 보쌈을 얹어서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면…. 카! 문제는 실랑이. 옥신각신한다는 표현, 실랑이. 건설적인 실랑이는 올갱이 처럼 맛나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실랑이는 앞에 앉아 얘기하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틀린 게 아니라 나와 조금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이 참 어렵다. 지인의 글 중에 '건전한 갈등과 토론'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갱이 처럼 맛난 실랑이, 건전한 갈등과 토론이지 싶다.


  오늘 아침 회사 옥상에 올라서 보니 새롭게 올리는 맞은편 건물 옥상에 뻘겋게 불이 올라와 있었다. 드럼통에 불을 피운 거였다. 오늘도 변함없이 추운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저 분들은 건전한 실갱이를 하며, 건물을 올리는 분들이겠지 싶었다. 따뜻한 곳에 앉아 가끔은 해찰을 하며, 일하는 내가 천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히터 바람이 너무 세서 숨쉬기 힘들다 투덜대는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오늘도 열심히 일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좌우당간, 맛난 실랑이 먹으며 오늘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다짐 하나 한다.

작가의 이전글 아버지의 목소리, 엄마의 미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