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만히 있었다. 언제나 험담은 내가 없는 곳에서 벌어진다. 나를 잘 아는 후배가 나를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는 후배에게 나에 대해 담화를 했단다. 악기면 악기, 노래면 노래, 품성이면 품성, 성격이면 성격. 한마디로 끝내준다 했단다. 얼굴 빼고 완벽하다 했단다.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목을 뒤로 젖히고 웃던 아내가 내 볼을 쓰다듬는다. 그리곤 내편에 서서 강한 추임새를 날린다.
"누구여? 감히 내 신랑을... 나는 신랑 얼굴 보고 결혼했는디..."
역시 나의 외모 진가는 아내만 안다. 주말엔 아내랑 수통골에 다녀왔다. 역시나였다. 대전에 비가 솔찬히 내린 후에는 수통골이 명당이다. 강추다. 아내랑 큼지막한 돌을 냇가 근처에 놓고 앉아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이제는 습관이 된 작품 활동도 했다. 수변에 자란 풀을 뜯어다가 풀풍차를 만들었다. 풀풍차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깨달음의 맨트가 절로 나왔다.
"한 놈이 돌아야 또 한 놈이 돌고, 그렇게 또 한 놈이 돌아야 마저 한 놈이 돌고... 우리도 저렇게 돌고 돌아야..."
웬만하면 아내가 한마디 했을 텐데 그 순간엔 조용했다. 좌우당간 아내랑 함께했다. 햇살은 잔잔했고 물은 시원했다. 행복했다. '그나저나 지금도 잘 돌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