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아파봐

by 김선태

지난 토요일 아침이었다.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갔다. 동민이가 몸부림을 치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동민아. 뭐 해? 왜 그래?"

"아빠, 너무 아파. 머리도 아프고 허리, 무릎 다 아파!"


아내와 저는 깜짝 놀랐다. 주섬 주섬 옷을 입고 병원에 다녀왔다. 동민이는 궁둥이에 주사를 맞았다. 지금은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집에 돌아온 후 아내가 허공에 묻는다.


"동민아, 야채 죽 먹을래? 소고기 죽 먹을래?"

"소! 고! 기!"


동민이가 단호한 어조로 먹고 싶은 것을 말했다. 아들이 아프니 아내가 바빠졌다. 주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었다.


"뚝 뚝 뚝 뚝... 취이~~~ 다다다다다다 쓰윽 다다다다다...."


도마 앞에서 칼 한 자루로 다양한 소리를 만들고 있는 아내 뒤로 갔습니다. 고기를 다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아내 궁둥이를 살짝 때리며 말했다. "허허~ 아들이 아픈 게 엄마가 바쁘게 움직이네!" 아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을 이었다.


"당신도 아퍼봐..."

"뭐라고?"


아내에게 다시 물으며 내심 그다음 맨트를 기대했다. 내 기대는 뭐였을까? 당연히 이런 맨트일 거라 생각했다. '당신도 아퍼봐. 내가 더 맛난 거 해줄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언제나 아내는 예상밖 사람이다.


"당신도 아퍼봐. 당신 엄마가 움직일겨."

"......."


이게 내리사랑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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