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시리즈 2
내 몸인데도 불구하고 손에 쉽게 닿지 않지 않는 부위가 등이다. 누군가가 등판을 쓸어내려 주고 강하지 않은 힘으로 두드려 주는 정도의 자극으로도 이완하게 되고 시원함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며 마사지를 할 때 손이 가장 먼저 가는 부위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지압을 시켜도 자동적으로 어깨와 연결된 등부터 짚으니 말이다.
승모근은 뒤통수에서 튀어나온 뼈인 외후두융기부터 흉추 12번까지 넓게 위치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활동성이 많은 근육 중 하나가 바로 승모근이다. 옷걸이에 팔이 걸려있는 듯한 모양이어서 승모근은 일명 '옷걸이 근육'으로 불리며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중력의 영향을 받아 늘어나 있다. 가만히 있는데도 아파오는 근육인 것이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중력의 영향이 줄어들어 어깨가 받는 힘을 감소시켜주고,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있으면 더욱 편안히 느끼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승모근은 넓게 분포해 있는 큰 근육에 해당하는 데, 큰 근육은 자율신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힘이 센 것이 특징이다. 자율신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온도에 민감한데, 몸이 추위를 느끼면 그 근육은 바로 쪼그라들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몸살감기로 몸이 아픈 것과 증상이 동일하며 실제로 승모근에 부하가 많이 걸리면 감기가 온다. 또한 추운 겨울에 두툼하고 무거운 코트를 입어도 등 근육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승모근은 척추 변형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척추 측만증과 후만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 역할을 해서 몸의 중심을 잡는 기능을 한다. 그래서 승모근은 코어 근육은 아니지만 코어 근육에 해당한다고 생각할 만큼 중요한 근육이다. 코어 근육은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주는 근육을 말하는데, 계단을 오르거나 무언가와 충돌했을 때 몸의 중심을 잘 잡고,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한다. 사지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재채기를 하거나 발걸음을 뗄 때 작동한다. 그래서 갑자기 부딪쳤을 때 돌덩이처럼 단단한 사람은 코어 근육이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 승모근은 미세한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지는 않지만 몸의 균형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중요성이 큰 근육이다.
승모근은 머리와 팔이 제 위치에 있도록 돕는 한편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운동성을 주는 역할을 한다. 상부, 중부, 하부 승모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팔을 올리려고 하면 상부 승모근은 쪼그라 들어서 혈액순환이 안 되고, 반대로 중부와 하부 승모근은 늘어나서 혈액순환이 안 된다. 이래도 저래도 아플 수밖에 없다.
승모근은 천층에 위치해 있어 밑의 근육들은 승모근의 상태에 따라 모두 영향을 받는다. 승모근은 쉽게 만져지므로 마사지를 하면 무조건 풀린다. 또한 승모근을 잘 풀어줘야 그 밑에 있는 근육들도 숨을 쉬고 원활한 작용을 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마사지가 필요한 부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