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브랜드 팬덤 만들기
여러분은 애드테크(Adtech) 또는 마테크(Martech)라는 용어를 들어 보셨나요? AI 마케팅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타깃 고객층이 관심 있어할 만한 광고나 메시지를 노출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는 고객 정보를 활용해서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마케터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고 유대감을 쌓아가는 대신, 이런 단기적인 기술 솔루션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의존할 때 오히려 고객 경험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구매 완료 이후에도 ‘상품 할인’ 메시지로 계속 고객을 쫓아다니는 경우가 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한 인간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 대신 자동화된 타기팅 광고 알고리즘의 실행 대상이라는 것을 자각할 때 느끼는 불편한 감정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 고객층과는 "상호 합의된 마케팅(Consensual Marketing)"을 실행해야 합니다. 브랜드를 구축하고 제품을 만들고, 비즈니스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파트너로 만들어야 하며, 그것이 새로운 고객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고객 ‘존중’ 기반의 신뢰 구축이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브랜드는 곧 신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인사 정책부터 투자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즈니스 활동에 인간 ‘존중’의 관점을 적용했습니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는 “먼저 사람과 시장, 미래에 공감하라!”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MS의 3번째 CEO가 되었습니다. 취임 직후에 CEO를 ‘Culture’의 약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인간 존중 관점으로 영업 사원과 고객의 관계를 "가치" 중심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기술 기반의 마케팅 자동화가 아니라 "고객이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는 리더의 명확한 방향성이 직원으로 하여금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명확한 지침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고자 매출과 이익이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지표를 '고객들의 사랑(Customer love)'으로 정의하며, 본질적 가치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 어떤 가치보다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스스로 떳떳해야 오래 견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7년 뒤 20달러에 머물던 MS의 주가는 340달러까지 올랐고, 시가총액은 1위를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고객 ‘존중’을 내부 경영 원칙으로 확정하면 이 감정이 고객에게 전달되어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맺어집니다.
인간 존중의 감정을 고객이 느끼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978년에 설립된 밴엔제리스 아이스크림은 공급 업체, 직원, 농부, 프랜차이즈, 고객, 지역사회 등 벤앤제리스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연계 번영(linked prosperity)’을 창출하겠다는 미션이 있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 개개인의 취향 맞춤형 서비스를 런칭해서 개별 고객의 취향을 ‘존중’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성장촉진 호르몬, 인공색소, 합성 향료를 넣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 생산 방식을 지향하며, 공정무역 제품을 수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고객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더 많은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비자는 여전히 벤앤제리스의 아이스크림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고객 자신이 마치 내부자처럼 느낄 수 있도록, 브랜드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제품과 관련된 지식을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은 제품이나 브랜드의 모든 면을 알고 있다고 믿을 때, 자신이 그 제품과 독특한 관계가 있다고 느낍니다. 고객이 심리적 소유 의식(Psychological ownership)을 갖게 되면 제품에 몰입하면서 자기 정체성의 연장이자 확장으로 여기게 됩니다. 고객은 심리적으로 어떤 제품에 동질감을 느낄 때 그 제품을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이 추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온라인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Everlane)은 합리적인 가격에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의 옷을 판매합니다. 에버레인의 뛰어난 점은 회사가 벌이는 활동, 웹사이트 디자인 등 다양한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서 회사의 가치를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에버레인의 팬들을 통해 에버레인이 내세우는 가치가 퍼져 나간다는 사실입니다. 그 가치는 바로 '철저한 투명성'에 근간합니다. 에버레인 웹사이트에는 판매하는 모든 의류마다 그 제품을 생산하는 데 비용이 얼마가 들었는지, 회사의 이윤이 얼마인지를 설명하는 도표를 볼 수 있습니다. 에버레인의 진짜 천재성은 끊임없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인간적인 터치포인트를 찾는다는 점인데요. 제품은 '무심한 세련미'의 미학을 연상시키는 포토 에세이에 에버레인의 오랜 고객과 디자이너들이 키와 몸매에 상관없이 등장합니다. 이는 고객과 브랜드와의 결속감을 강화시킵니다. 에버레인은 소비자가 주도하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객으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얻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결코 브랜드의 "왜"에 관한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브랜드는 고객 공동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 공동체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라이프웨어 브랜드 나우(nau)도 브랜드 가치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2018년에 현대 백화점 판교점에서 도시 릴레이 전시를 펼쳤습니다. '차별이나 편견 없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자'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위 웰컴(We Welcome)' 캠페인을 진행하며, 가치에 동참한 창작집단과 협업 큐레이팅 전시를 전개했지요. 다양한 창작자들이 직접 큐레이팅에 협업하며, 전시에 참가한 이들이 자유롭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형식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동안 디지털상에서 선보이던 브랜드 가치와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전달하고 있는데요, 브랜드 지향점인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면서 참여자들과 함께 브랜드 팬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로의 가치 존중’ 메시지에 매료된 창작자와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팬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고객 존중의 가치관과 실천은 하루아침에 나올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진정성을 갖게 되면서 힘을 얻게 됩니다. 고객 '존중'의 가치관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 브랜드가 상호 ‘존중’하는, 즉 서로가 서로의 팬이 되어 주는 멋진 브랜딩을 시작하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