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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May 30. 2023

유기견

어느 날 어디서 왔는지 강아지 한 마리가 곁을 맴돌았다

창가 밑에 있기도 하고

졸졸 따라오기도 하며

나와의 거리를 좁혀갔다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나에게 다가와 비비고 애교 부리는 녀석을

시간이 날 때마다 놀아주었다

유기견인가...


그 녀석이 궁금해져 갔다

먹을 것도 준비하기도 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져 갔다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졌다


그 녀석은 유기견이 아니었다

집도 있고 새끼도 있고 아내도 있었다

어김없이 찾아와 놀다가

시간 되면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 여기 오지 마

너의 집으로 가

끙끙거리며 내 얼굴을 핥는다

몸을 파고들고

익숙해진 애교를 부린다

나는

어느새

마음이 아파졌다


돌아가

오지 말아

나만 사랑할 것 아니면

나를 위해 오지 말아..


나의 유기견은

슬픈 눈으로

.. 집으로 돌아갔을까

다른 누군가를 찾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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