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처음 동화 쓰기 수업을 들었을 때는 동화 쓰기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동화 쓰기 수업을 듣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고 '강의를 수료하자.'는 목표로 참여했다.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한편씩 매주 과제를 완성할 때마다 작지만 확실한 성취감이 내 안에 쌓여갔다. 글을 쓰는 일이 점점 즐거워지던 날, 10주 수업이 끝이 났다. 마지막 날 예상치 못한 칭찬을 받았다.
'혹시 나에게 동화 쓰기 재능이 있는 걸까?'
그래서 올해 다시 한번 생태동화 수업을 신청했을 때, 설렘보다 기대가 컸다.
이번엔 더 잘 쓰고 싶었다. 누군가의 인정을 이미 받아봤으니까... 더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혹시 나에게 나도 모르는 재능이 숨겨져 있고, 그게 나도 모르게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마음이 걸림돌이 되었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기대에 차서 나를 바라봐주시는 작가님의 눈빛에 오히려 더 주눅이 들었다.
'이번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수업 시간에 한 줄도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올해 동화 쓰기 수업은 10주가 아닌 5주이다. 그래서 그런지 템포가 빠르다. 10주 만에 서서히 동화 쓰기에 익숙해졌던 것과 달리 5주가 끝나기 전에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밀려왔다.
수업은 이론을 공부하기도 하지만 실습을 같이 진행한다.
사진 이미지를 보여주고 글감을 찾아내기도 하고,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문장으로 이야기 만들기, 동화 얼거리 만들기 등 다양한 쓰기 실습을 한다. 5분, 10분 안에 멋진 문장을 써 내려가는 사람들...
짧은 시간 참신한 아이디어로 문장을 만들어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들 틈에 있으니 다시 자신감이 없어졌다.
왜 내가 생각하는 문장들은 이렇게 평범할까?
왜 이렇게 수업 시간에는 아무 생각이 안 날까?
잘하고 싶다. 정말 잘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커질수록 오히려 더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이전에는 없던 부담감이 오히려 나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수업에는 재미있게 참여했던 실습수업이 어느 순간 부담으로 바뀌어 있었다.
'작년에 잘 쓴다는 칭찬은 우연이었나?'
그런 생각에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물음표로 바뀌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쓰기 능력과 나를 비교하며, 작년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나에게는 재능이 없나 보다.'
그래서 중간에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수료를 목표로 하기로 했고, 예상치 못한 칭찬을 받았었던 것이다.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
처음 동화 쓰기 수업에 참여했던 날처럼 그저 '써보자'라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써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잘하려는 마음보다 꾸준히 나의 속도로 써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조언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즐거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재미있던 일도 조금씩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면 압박감이 따라온다. 즐거움은 사라지고, '이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해진다.
40대, 50대가 되면 삶에서 무언가를 증명해 내야 한다는 마음이 커진다. 주변 사람들이 한 명씩 자리를 잡아가면 더 이상 새로운 도전보다 내 자리에서 뭔가 이뤄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마음이 커지면 결국 설렘은 사라지고 즐거움도 희미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잘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해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에도 나 자신을 믿어보자.
재능보다는 태도가, 결과보다는 과정이 결국 나를 이끌어줄 거라는 것을...
지금의 이 흔들림조차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