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늘 생각하게 된다.
'나만의 콘텐츠는 무엇일까?'
블로그에는 정보형 글이 검색이 많이 되기 때문에 수익을 위한 글쓰기와 나를 브랜딩 하기 위해서 쓰는 글 사이에서 방향을 잃을 때가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단순 책소개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서평에 나의 경험이나 생각을 넣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우연히 동화 쓰기 수업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글쓰기를 배운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과연 내가 알맞은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
그리고, 작년 봄, 이영득 작가님의 생태동화 수업을 듣게 되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동화라니... 아이들과 수많은 동화를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상상을 했었다. "내가 쓴 동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설렘과 함께 조금은 뿌듯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재능이 있던가?
짧은 글로 긴 감동을 주는 그림책도
위한 유머와 재미를 다 가진 동화책도
감동과 반전을 겸비한 소설책도
독자의 입장에서 읽을 때는 신나고 즐겁지만, 창작자가 되기 위한 눈으로 보니 내게는 넘지 못할 큰 산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기대반 걱정반으로 생태동화 수업이 시작되었다.
수업은 이영득 작가님께서 동화 쓰기에 대한 수업을 하고 매주 제출한 과제를 서로 합평한다. 그러니까 매주 한 편씩 동화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A4 반정도로 짧은 분량이 숙제로 주어진다.) 주 1회, 총 10주간 이루어진 수업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밀어붙였다.
1주, 2주, 3주 차가 되면서 다른 수강생들의 글을 읽으면서 점점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재능이 없나 보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동화책을 출간하는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바쁜데 이걸 배운다는 게 맞는 선택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만두려고 했다. 조용히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웠다. 내 인생에서 지금 포기하면 다시는 동화 쓰기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고, 그럼 나는 평생 동화작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포기하는 것과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참여하는 것은 훗날 나에게 다른 영향을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왕 시작했으니까 10주만 완주하자'
딱 그 마음으로 매주 출석하고 과제를 제출했다.
그렇게 매시간 버티고 버티면서 참여했는데 마지막 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마지막 3주를 한 작품으로 합평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마지막 날에 작가님께서 내 작품을 언급하면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함께 글쓰기를 배우는 동기선생님들도 내가 만든 이야기가 재미있다면서 공감해 주었다.
진작 포기했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기분이었다. 한동안 그 기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단지 칭찬받았다는 기쁨이 아니라 포기하려던 순간에 끝까지 버텨본 태도가 내 재능을 발견한 계기가 된 것이다.
나는 블로그 수익을 꿈꾸다 1인 사업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을 우선시한다. SNS를 하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당장 눈앞에 수익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돈이 되느냐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에 집중하게 되었다.
생태동화 수업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본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블로그도 사업도 포기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어떤 성취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러니 오늘도 조금만 더 가보자.
그 끝에는 생각지도 못한 나의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