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의 시간과 자존감 사이의 관계
취업 준비 기간 동안 겪는 취업 준비 초반과 후반의 심리 변화
나는 취업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취업 준비생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취업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취업 준비 기간, 입사 서류나 면접 탈락이 빈번하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기분 좋은 일이 하나도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취업 준비 초반] 낙관적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나의 장밋빛 미래
누구나 한 번쯤은 복권 당첨을 상상하고 즐거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미래를 상상하는 행위 그 자체를 매우 즐거워한다. 복권 당첨에 관한 상상처럼, 보통 사람들은 성취나 성공과 같은 낙관적인 상상을 더 많이 한다. 그 결과 우리는 미래를 비현실적일 만큼 낙관적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취업 준비생은 구직 기간 초반에 주로 어떤 상상을 할까? 상상 속에서는 내가 원하는 기업에 입사 서류와 면접에 합격한다. 합격한 회사 중 어떤 곳을 고를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더 나아가 취직에 성공한 나의 모습과 첫 월급을 받으면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며 즐거워한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긍정적인 정보만을 수용하는 자기 합리화
취업 준비 초반, 취업 준비생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기 합리화이다. 합리화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수집하고 받아들이면서 자기 자신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경향성이다. 본인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귀담아들을 뿐, 불리한 정보는 수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취업준비생이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는 정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분과 같은 학교의 같은 과 학생이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자신과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금세 좋은 곳에 취업했다니, 긍정적인 정보임에 틀림없다. 나도 곧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샘솟는다.
반대로 청년 취업률이 최저라는 뉴스 기사는 가볍게 외면한다. 언론에서는 취업이 힘들다고 하지만, 조금 전에 들었던 소식처럼 나와 비슷한 친구는 빠르게 취직에 성공했기 때문에 결국 나도 곧 잘 될 거라고 합리화한다.
[취업 준비 후반]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 부정적으로 변한 미래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 나는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여러분이 고대하던 기업의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렇다면 면접에서 탈락하고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합격 안내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의 절망적인 상황만을 떠올리고 앞으로도 힘들고 우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보고 느껴지는 것 외에는 상상하지 못한다.
이제 자신감이 넘쳤던 긍정적인 나는 없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짜증만 늘었다. 반복되는 불합격 문자메시지와 자기소개서 작성에 지쳐버렸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각을 믿는다.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를 ‘현실주의’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당장 느껴지지 않는 것을 고려하거나 떠올리기 어렵다. 그로 인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실제로도 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생각은 불합격 후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성취와 행복을 간과하게 만든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취득하여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혹은 다른 기업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과 180°다른 내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배부른 상태에서는 미래의 배고픔을 떠올리기 어렵다. 우리가 실제 존재하는 무언가를 상상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은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감각영역이다. 즉, 우리는 상상할 때와 실제로 무언가를 느낄 때 같은 뇌 영역을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현재 보고 느끼고 들리는 것이 여러분의 상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여러분이 지금 부정적인 감정 상태라면 미래에도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는 오늘과는 전혀 다른 내일을 상상하기 어렵다.
오늘도 입사 서류 탈락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 내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과 다른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해결책이 있다. 앞서 언급한 취업의 초반과 후반에 나의 심리가 어떻게 변해갈지 안다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나의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