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물
준비물
어떤 파티를 하든지, 여행을 가든지 어렴풋이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있다. 뜨거운 여름날 한강이나 미사 조정경기장에 가기로 했다면 시원한 맥주 한 캔이 떠오른다. 태양 아래 푸르른 잔디밭 위에서 맥주를 마실 때 가장 필요한 준비물은 돗자리나 캠핑의자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은 내 몸 하나 기댈 돗자리와 캠핑의자로 인해 비로소 완벽해지는 것이다(당연히 운전자는 깍두기). 나는 어느 곳에 놀러 가든지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준비물은 천자 만별이다. 여행으로 예를 들자면 걷기 여행과 자전거 여행, 오토바이 여행, 자동차 여행의 준비물은 열에 다섯은 다르고 장소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필요한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그때그때 작성하고 하나씩 확인하며 준비한다면 좀 더 완벽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즉흥적인 사람들은 특히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준비물을 챙기면 유용하다. 나는 여름과 계곡, 바다를 굉장히 사랑한다. 뜨거운 여름, 산에 갈 계획이라면 시원한 계곡에 퐁당 들어가고 싶을지 모르니, 수건과 여분의 옷 등을 챙긴다. 마찬가지로 무더운 여름, 오토바이 여행을 하다가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을지 모르니 수영복을 챙겨 다닌다. 새벽 드라이브에 필요한 준비물은 드라이브를 위한 플레이리스트와 차를 정차시킨 후 앉을 캠핑 의자, 의자에 앉아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스피커, 따뜻한 차, 먹을 간식, 따뜻한 옷과 담요, 휴지, 손소독제 등이 필요하다. 준비물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화살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