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슈도, 개인 건강도 백 프로 책임져야 하는 프리랜서
프리랜서에게도 코로나 여파가 적지 않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제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요 며칠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면서 이 여파가 장기화될 거란 게 확실해졌다.
나는 브랜드 홍보/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데, 예정되어 있던 브랜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중이다.
브랜드 콘텐츠 만드는 일도 홀드 되고 있다. 한 브랜드는 광고/홍보를 집행을 해도 어차피 매장에 손님이 안 온다며 모든 예산을 2분기로 넘기기도 하고, 같은 이유로 또 다른 브랜드는 상반기 예산이 홀드 되어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던 모든 프로젝트가 캔슬되었다.
사전 준비에 들어간 인풋이 있지만, 모두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원이라면 지난달과 똑같은 월급을 받지만, 일하는 만큼 버는 프리랜서들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니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다. 작년에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수술을 하게 됐다. 하지만 딱 그 3일만 업무를 홀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문제였다. 내가 회사원이었다면 병가를 내고 팀원들이 서로 백업해줬을 것이다. 당연히 월급은 그대로 나오고, 오히려 병원비조로 회사에서 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리랜서에게 입원 여파는 아주 컸다. 입원은 단 3일뿐이지만 수술 이후 컨디션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으니 수술 이후로 잡혀있던 업무들도 양해를 구하고 캔슬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데드라인 맞춰 납기한 업무들도 '수정 요청'이 오면 바로 반영할 수 없으니 전부 캔슬할 수밖에 없었다(제출 후 1-2차례 수정 요청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복통으로 갑자기 수술하게 된 건데, 하필 그 주는 여기저기 걸려 있는 일이 많을 때라 손해가 막심했다.
프리랜서는 개인적 건강 문제, 그리고 사회적 이슈로 불경기가 지속될 때 그 여파를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하지만 누가 하라고 떠민 것도 아니고 내가 택한 업무 형태고, 반대급부로 메리트 또한 많으니 기꺼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도 코로나는 기꺼이 감당하기에 너무 타격이 크다. 프리랜서의 장점 중 하나는 일이 없을 때 운신이 자유롭다는 점인데, 이 시국에 자유롭게 어디 나갈 수도 없다. 어차피 집이다.
코로나로 아이가 어린이집을 못 가는데, 그나마 내가 집에서 볼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인 건가.
뉴스 검색하기 무서운 요즘이다. 모두가 건강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제발 빨리 잠잠해지길.
현재 이 글이 수록된 매거진 <프리랜서 맘은 프리하지 않아, 그 후>엔
브런치북 <프리랜서 맘은 프리하지 않아> 발행 이후 쓴 글을 담았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ksdy
https://brunch.co.kr/magazine/ks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