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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Sep 17. 2024

추석 아침에 꾼 꿈

쉬고 싶다 


금요일부터 연차여서 제법 긴 연휴를 보내고 있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쉬는 날은 쏜살같이 지나가버린다.

어느새 추석 당일. 연휴는 내일까지.


사실 연휴 내내 새벽 다섯시 반이면 눈이 떠졌다.

물론 다시 잠을 청해 좀 더 자고 일어났지만 내내 그러는 통에 씁쓸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다섯시 반에 눈이 떠졌고

화장실 다녀오고 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잠이 들었다.

마음속의 불안이 이렇게나 컸나 싶게

다시 잠을 청하고 나서 꾼 꿈은..


연휴가 지나고 나서 출근했는데 잠이 너무 쏟아져서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하고

퇴근 무렵까지 비몽사몽 겨우 앉아만 있고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고 있었다.

상사가 그런 나를 보며 한마디 했다. 

아까 서장님(웬 서장님인가.. 여하튼)이 지나가셨는데 

그때 내가 입을 벌리고 잠들어 있었다고 했다.



머쓱해져서 이를 어쩌나 하면서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하고 

퇴근을 할지 아니면 야근을 할지 고민하는 순간에도 미친 듯이 졸렸다.

터져 나오는 하품을 참으며 야근하는데 필요한 무슨 열쇠 같은 걸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야근도 못하겠다 싶어서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후배가 자기 스페어 키를 나눠 줬고 고마운 마음에 키를 받아들고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그만 그 키를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부숴버렸다.

굉장히 얇은 키였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입안에서 거의 작살난 작은 금속조각을

손으로 골라내 뱉고 있었다.


아, 정말 미치겠네. 

퇴근하는 사람들, 야근하려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어딘가로 이동하면서

대체 어쩌면 좋지 걱정하다가 잠에서 깼다. 


이미지_핀터레스트


태어나 처음으로 7시 50분에 출근하는 걸 해봤던 게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마음속에 불안이 한가득인 가보다 했지만

이런 꿈을 연휴에 꾸고 있는 걸 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


알람 없이 마음대로 자던 시절이 그립기도 한데

계속 그렇게 지낼 수는 없었으니..


연휴가 가는 게 아까워서 아침부터 꿈 이야기부터 풀고 시작하는 중.

푹 쉰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구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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