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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검 Mar 15. 2023

재미있는 연변말 2탄-쌔스개


며칠 전 Youtube로 “대행사” 관련 콘텐츠를 보다가, 옆에 뜨는 동영상이 하도 자극적이여서 클릭해 보게 되었다.

동영상 제목 중에  "제일 잘 생긴 쌔스개"란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온다.


으흠, "쌔스개"는 이 익숙한 단어, 연변에서 심상찮게 들었던 비속어인데 언제부터 이렇게 한국에 상륙하였단 말인가?


일단 점잖은 사람들이 쓰는 용어는 아닌, 연변말로 좀 쌀갠다(불법적이거나 불법의 경계에 있는 일을 한다는 의미, 건달 깡패같은 사람들의 활동을 연변말로 표현할 때 쓰임. )는 인간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이다.

또한  구글로 검색해도 그리고 네이버 어학사전이나 북한 용어사전에도 잘 나오지 않은  단어이다.


"쌔스개", 때로는 이빨 빠진 인간들이 쇠스케,쌔스캐, 썌스개라고도 발음하는 쌔스개라는 단어는 어떻게 세상에 나왔을 까?

현재 사전에는 없고, 연변에는 있는 단어이니 재밋게 풀어 보려 한다.


첫째, 쌔스개를 언어구조로 풀어보면

쌔+쓰다+개, 즉 쌔를 쓰는 개로 풀어볼 수 있을 듯 하다.

- 쌔: 네이버 국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쌔는 경우에 따라 , "새", "새우", "갈대", "빨리" 란 의미가 있고, 전라도에서는 "혀란 의미도 갖고 있다. 이외 지랄과 미친 등 부정적인 의미도 있을 같다. 함경도 지역에서 밑바닥에서 백성들이 주로 사용하던 단어다 보니 공식적으로 수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쪽발이들의 민족말살정책때 공식기록이 사라졌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쌔 빠지다"란 단어는 혀가 빠지다란 의미로, 힘들다는 의미가 함유되어 있다.

- 쓰다: 부리다, 베풀다, 시행하다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사용하다는 뜻이 많는 같다.

- 개: 늑대와 비슷하게 생긴 갯과의 동물, 혹은 사람을 가르킬 가능성이 있다. "아무개"처럼 어떤 사람을 이름대신 부르는 인칭일 수도 있을 같다.


둘째, 일본과 관련되지 않았나 싶다. 앞에서도 말했다 싶이 일본애들이 우리 민족에 못쓸 짓을 많이 했는데 쌔스개란 단어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지 않나 싶다.

sasuke 혹은 비슷한 발음으로 불리는 일본인 혹은 집단이 함경도에서 심한 못쓸짓을 해서 쌔스개란 용어가 나타났을 지도.

근현대에 와서 일본이 조선반도에 저지른 천인만노할 범죄를 생각해 본다면 가능해 보인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상이다.


일단 쌔스개는 비속어로, "미친 사람"과 "미친 개", "또라이"같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연변에서 자주 쓰는 응용사례를 본다면 정도가 미친 것 혹은 또라이보다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며, "미친 사람"보다는 "미친 개중의 미친 개", “또라이 중의 상또라이”와 훨씬 의미가 더 근접되어 있다.  


사용시 "쌔스개"가 독립적으로 사용될 때도 있지만, "쌔스개같은 간나" 혹은 "쌔스개같은 새끼"처럼 다른 욕설과 섞여서 쓰일 때도 많다.


연변의 점잖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고, 어찌보면 생각이 울퉁불퉁한 양아치들이나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 쓰는 "쌔스개"란 단어가 어떻게 되어 한국 주류 영화에 진출하게 된 것인가?


"쌔스개"의 단어가 처음 출현한 것은 내가 파악한 바로는 2010년에 상영된 "황해"이다. 빚을 내어 안해를 한국에 보낸 택시기사 구남이 반년째 안해 소식이 끝기고, 빚과 이자에 쪼달리다가 면정학의 청부살인을 의뢰받고 한국에 밀입국하다 다른 일당이 저지른 살인의 범인으로 몰려 쫓겨 다니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영화 상반부에서 구남이가 안해가 혹시나 돈을 송금했나  확인하려고 황석정이 연기한 환치기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나온다. "아이..쌔스개같은 새끼 시끄러버 죽겠네."하는 장면. 배우들이 자연스럽고 찰진 연기 덕분에 감탄하면서 보았다.


"황해, 2010년"가 인기몰이를 한 후, "신세계,2013년"의, "차이나타운, 2014년", "아수라, 2016년", "청년경찰, 2017년",  "범죄도시, 2017년" 등에서 조선족이 범죄자로 등장한다.


이러한 영상물들은 2015년을 전후로 양상이 변하는 데, 2015년 이전에는 범죄조직들 사이에서의 세력다툼과 모순속에서 조선족의 모습을 그렸다면; 2015년 이후에는 경찰을 위주로 하는 사회 정의세력과 조선족 범죄자조직의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조선족 범죄자캐릭터를 악과 악의 대치에서 선과 악의 대결로 변화시키면서,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것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조선족은 범죄자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2015년 동북아평화연대와 코리안리서치센터가 시행한 <청년세대의 중국 동포 이미지에 대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82%가 조선족에 대한 인식은 "신문과 방송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서 형성"된다고 응답했다. 이런 경향이 중국 조선족과 관련된 극악 범죄와 연관되면서, 영화제작사가 흥행을 노리기 위해 더욱 희화화한 더욱 강열하면서 혐오적인 조선족 범죄자 양상을 그리고 그것이 영상물 관람자의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악순환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이 중국과 미국의 경제무역전쟁이 더 다방면으로 발전하면서,  한국의 외교전략이 "중간국"전략에서 최근에 미국으로 완전 기울어가고 있으면서, 중국과는 경제.문화.외교.군사 등 부분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한국과 중국의 일부 모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면서;

그러한 점의 이 양국 국민정서를 최악으로 이끌고 있고, 이러한 동향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작용하면서 앞으로 더욱 심각화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영화나 드라마속 악당비중이 상당히 높은 중국조선족의 이미지, 그럼은 실제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 특히는 조선족들이 많아 지면서 범죄자 수도 많아지고 있는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인구비율, 정확하게 10만 명당 범죄자 검거인원 지수로 보면은 한국 국내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16년 수치에 따르면 재한 중국인은 1923명으로, 한국인의 3495명의 절반을 조금 넘으며, 몽골과 키르기스스탄이나 러시아 등과 비해도 낮은 수준으로 외국인 검거인원지수 7위에 속한다.   


현실과 조금 동떨어졌지만 흥행을 보장하니깐 찍는다. 마치 할리우드영화에 등장하는 러시아 북조선이나 이란 등 캐릭터처럼, 한때는 중국도 잠시 악당 캐릭터에 들어갔지만 거대한 중국시장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이 무릎을 꿃고 결국 포기하였다는.


주의할 점은  "모범택시"가 또 더욱 진화된 모습이다.  홍콩코미디 영화의 대가 주성치의 작품에서  나올 법한 림여사(고향이 흑룡강 할빈 부근 鹤岗이란 도시로 사료, 보이스피싱 총책)와 왕도길(王道吉, 왕또우지) 의 내꺼인 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토가 나오는 러브스토리도 그렇지만은; 두 캐릭터의 복식 등을 보면 차암 파격적이다.

21세기에 이러한 인물이 나올법할까 고민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드라마를 각색한 작가가 약을 빨지 않고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인물이 나올 수 있을 까.  캐릭터 이미지가 이러하니 ,당연하다는 듯  더 자극적이고 강열하고 더 청중의 귀를 잡아끄는 엽기적인 단어가 난무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쌔스개" 이다.


실제 “모범택시”에서 “쌔스개”가 7회 정도 나오는 같다. 매번 나오는 쌔스개이지만 그 의미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말이다.

“제일 잘 생긴 쌔스개”라는 쌔스개에 대한 칭찬 같은 칭찬 아닌 칭찬도 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채찍질하며 사랑한다고 웨치는 변태인간의 카타르시스를 거꾸로 보는 느낌이다.  


연변에서 이제 조금씩 잊혀져 가는 비속어 인데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는 "쌔스개", 기쁘다는 생각보다 참 슬프다는 생각이 훨씬 강하게 든다.

문뜩 삼국시대 조식(曹植)이 쓴 시가 칠보시가 떠오른다.

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

콩이 솔 안에서 우는 구나,

본디 한 뿌리에서 자랐건만

왜 서로 들볶아야만 하는지.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앞으로는 조선족 사회 범죄자에게만 시선을 집중하지 말고, 민족의 정체성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조선족 우수 인재들과 성공적인 사례들도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무리한 과장보다는 보다 현실에 입각한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는 과정에 “쌔스개”란 단어가 앞으로 갈수록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이로서 연변말 2탄을 마무리 짓습니다. 재미있었으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ㅎㅎㅎ



백검 연길에서


2023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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