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디자인해야 할 대상이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인생도 디자인할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걸까요? 먼저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디자인에서 대상을 다루는 것은 곧 '개념'을 다루는 것입니다. 일상이라는 대상을 설정했더라도, 이를 '무엇'이라고 규정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디자인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저는 인생을 "매일매일의 합"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일상생활 방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목표를 정해두고 이를 이루기 위해 오늘 하루를 설계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하루하루 쌓인 경험이 모여 어느새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입니다. 탑다운 방식은 "의지를 다지고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선언적 인생"이라면, 바텀업 방식은 "하루를 충실히 살며 발견되는 자기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저는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건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무모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 안에서 특정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프로젝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일상 속 작은 단위 행동들을 통제하고 디자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하루를 어떤 "단위 활동들"로 채워가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발표하는 "국민 시간 사용 조사"를 참고하면 객관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시간 사용은 크게 "필수 시간, 의무 시간, 여가 시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필수 시간: 잠, 식사 등 개인 유지에 필요한 시간
의무 시간: 일, 학습, 가사노동, 이동 등 해야 하는 활동
여가 시간: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
특히, 최근의 사회 트렌드를 살펴보면 "정신적·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안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이와 관련된 단위행동은 주로 "스포츠·레포츠, 문화·관광, 교제 및 참여" 활동이 포함된 여가시간과, "건강관리와 개인위생"이 포함된 필수시간에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는데, 2019년 국민 시간 사용 조사에 따르면(2019년 자료가 가장 최근의 조사입니다), 하루 평균 "건강관리와 개인위생에 1시간 27분, 교제 및 참여 활동에 1시간 13분, 스포츠 및 레포츠에 30분, 문화·관광에 4분의 시간을 각각 할애하고 있습니다. 즉, "하루 약 3시간 14분"을 잘 활용하면 정신적·신체적·심리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꾸준한 연습과 훈련, 수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작심삼일"의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디자인의 기본 원칙을 떠올려봅시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속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낸다면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운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해서
불규칙한 일정으로 운동 습관을 만들기 어려워서
함께할 메이트가 없어서 등등
이러한 원인에 따라 "맞춤형 해결책"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면 "강의나 코칭 프로그램"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효율적인 스케줄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료가 필요한 경우 "메이트 매칭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의 진짜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설계하면 일상의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결국 우리는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신적,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리디자인된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인 관계"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디자인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