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tchy foot Oct 12. 2023

'칠리크랩' 바가지 없이 먹는 법

일본인 관광객의 실화 기사를 바탕으로

[Over $900 for a crab? Japanese tourist makes police report over 'overpriced' dish at Seafood Paradise] - Asiaone

: 게 한 마리에 900달러가 넘어? 일본인 관광객 '시푸드 파라다이스' 식당에서 바가지 쓰고 경찰에 신고


올해 8월에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한 일본인 관광객의 실화가 기사로 올라와 소개해 볼까 한다. 생각보다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인 '칠리크랩'을 먹으면서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디 한국분들은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해서 바가지 피하는 방법도 알리고자 한다. 


우선 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관광객 입장과 식당 입장으로 나뉜다.

  
1. 일본인 관광객 입장

일본인 관광객 4명이 싱가포르 클락키(Clarke Quay)의 시푸드 파라다이스 해산물 식당을 찾았다. 이들은 직원이 추천하는 대로 '알레스카산 킹크랩'을 주문하면서 게를 두 가지 방식으로 요리를 해 달라고 했다. 직원은 손님들에게 킹크랩의 총중량이 3.5kg라는 것을 알리면서 살아있는 게를 직접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고 손님들은 킹크랩과 사진도 찍었다. 물론 볶음밥이나 다른 몇 가지 추가 음식도 시켰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계산서를 받았다. 계산세에는 $1,322 싱가포르 달러가 표시되어 있었다. (한화로 약 130만 원) 계산서를 보고는 충격에 빠져 직원 그리고 매니저와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경찰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식당이 고객에게 '선의의 차원에서' 약 $78달러를 할인해 주었다. 



2. 시푸드 파라다이스 그룹 입장

파라다이스 그룹은 9월 20일에 성명을 발표했는데 "고객들의 부정확한 주장에 매우 화가 났다"라고 하며 일본인 관광객 관련 기사는 식당과 직원들의 명성을 실추시켰다고 했다. 

시푸드파라다이스 식당은 해당 직원이 알래스카 킹크랩 가격을 2번이나 손님들에게 전달했고 살아있는 게도 직접 가지고 가서 고객들에게 보여주었다고 했다. 
메뉴판에는 분명히 알래스카산 킹크랩의 가격이 100g당 $26.80 싱가포르 달러로 표기가 되어 있었고 킹크랩의 총중량은 3.5kg라는 사실도 고객들에게 전했다고 했다. 그리고 손님들은 알래스카 킹크랩과 사진을 찍고 셀카도 찍었다고 했다. 

손님들은 게를 두 가지 방식으로 요리해 달라고 했지만 식당은 추가 비용 없이 세 가지 방식-칠리 크랩, 솔티드 에그 노른자, 트러플 에그 화이트-으로 제공하였다고 했다. 손님들은 주문한 대부분의 음식을 다 맛있게 먹었고 식당 매니저에게도 음식이 훌륭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3. 내 입장

우선 양쪽의 입장이 다 이해는 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끼 식사비로 1300달러를 낸 손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해하려고 해도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도 이해가 충분히 갔다. 

우선 해산물 식당은 실내든 야외든 시끄럽다. 그래서 직원의 말소리가 잘 안 들린다. 또 해산물 식당은 주로 중국 식당이어서 인건비 문제로 중국 직원은 쓴다. 그런데 중국 본토에서 온 직원이 많아 친절하지 않거나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특히나 영어도 중국어도 잘 안 되는 한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는 이렇게 당하기 쉽다. 아니 싱가포르에 몇 년 살다가 다시 방문했던 내 지인도 칠리크랩을 주문하며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뻔했으니 비단 관광객만 당하는 건 아니다. 결국 손님이 알고 대처를 해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바가지 없이 칠리크랩 먹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바가지 없이 칠리크랩 먹는 방법>

1) 중국 식당의 땅콩과 물티슈는 반납하자.

    식당 의자에 앉으면 직원이 바로 소금에 절인 땅콩과 물티슈를 가져다준다. 이거 다 돈이다. (싱가포르는 공짜가 거의 없다) 돈 내고 싶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돌려보내면 된다. 


2) 직원의 추천메뉴는 되도록 선택하지 않는다. 

    보통의 식당에서는 추천 메뉴를 선택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하지만 해산물 식당에서는 무조건 제일 비싼 걸 추천한다. 그리고 알레스카산 킹크랩의 경우 '시가'로 표시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럼 꼭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영어나 중국어를 못하거나 주문에 자신이 없다면 메뉴판에 있는 그림을 손으로 가리켜 주문하는 게 제일 현명하다. 그리고 메뉴의 첫 번째 그림은 보통 제일 비싼 거다. 그러니 아래로 내려가라. 


3) 크랩/랍스터/생선을 주문할 때 가격보다 g/kg을 꼭 확인하자.  

    이해를 돕고자 한 해산물 식당의 메뉴 일부를 가져왔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알래스카산 킹크랩은 다 비싸다. 한국의 수산물 시장에서도 킹크랩 한 마리를 $29.80달러에는 먹을 수가 없다. 잘 보면 100g당 가격이 $29.80달러이다. 보통 2인이 칠리크랩을 먹을 때 1kg~1.5kg를 먹는데 1kg를 선택했다고 하면 $298달러이다. 그러니 알래스카산 크랩은 그냥 넘어가자. 

싱가포르 점보 해산물 식당의 메뉴 https://jumbogroup.sg/

   중간에 802 메뉴는 머드 크랩(Mud Crab)으로 100g당 $10.80이었다. 그러니 우리의 선택은 던저니스 크랩이다. 던저니스 크랩은 100g당 $9.8로 1kg로 주문할 경우 $98달러이고 1.5kg로 주문하면 $147 달러가 나온다. 2인에 $100~$150이 넘어가는 경우에는 게를 작은 사이즈로 바꿔 달라고 해야 한다.  


싱가포르 점보 해산물 식당의 메뉴 https://jumbogroup.sg/

4) 세금(GST)과 봉사료(Service charge)가 있음을 잊지 말자.

    한국의 대부분의 식당은 표시되는 음식 가격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다른 서양 국가와 마찬가지로 순수한 음식 가격만 메뉴에 표시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문하는 총 음식 가격에 세금(GST) 8%와 봉사료(Service charge) 10%가 항상 포함된다. 그러니까 음식값을 계산할 때는 음식값에 18%를 추가로 계산해야 총액이 나온다. 단, 푸드코트나 호커센터는 표시된 음식 가격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으니 여긴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2024년부터 싱가포르 세금(GST)은 8%에서 9%로 늘어날 것이다.)


5) 주문하면서 계산서를 미리 달라고 하자.

    그래도 바가지를 쓸까 봐 걱정이 된다면 음식을 주문하면서 계산서를 미리 달라고 하면 된다. 계산서에 나온 금액으로 내가 내야 할 총액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잘못 주문한 것이 있으면 바로 취소하거나 변경도 할 수 있으니 바가지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4. 마지막으로

하지만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싱가포르의 대부분의 식당은 절대 이렇지 않다. 싱가포르는 바가지의 나라가 아니다. 다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해산물 식당들에서 이런 경우가 있기도 하니 일부를 전체로 매도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미리 알고 가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https://www.marinabaysands.com/

이전 01화 17년 싱가포르 생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