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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chy foot Sep 26. 2023

17년 싱가포르 생활기

(1) 정찰기 - 3개월 된 아이의 첫 여행지

17년 넘게 해외살이를 하고 있는 이곳은 남편의 출장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남편 회사의 아시아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어서 남편은 결혼 전에 출장으로 몇 번 와 봤다고 한다. 그때 본인이 느꼈던 싱가포르는 아이를 키우기 너무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어 애가 생기면 여기에 와서 살아야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 얘기를 결혼 초부터 여러 번 해 왔던 터라 싱가포르를 오기 전에도 싱가포르는 내게 왠지 모를 미지의 파라다이스 같은 느낌이었다.
 

나의 싱가포르 첫 방문은 아이가 만 3개월이 되던 때였다. 남편이 출장으로 싱가포르에 가야 한다는데 출산 후 답답함에 꿈틀대던 나에겐 일상탈출의 좋은 기회였다. 그렇게 도착해 창이공항의 문이 열리는 순간, 싱가포르의 첫 느낌은 사우나였다. 온몸을 파고드는 습함에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열대지방 기후를 경험해 본 적이 없던 나에게 이곳의 습도와 날씨는 너무 버거웠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해 에어컨 바람을 쐬니 좀 살 것 같았다. ‘아, 정말 덥다’가 끊임없이 내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다음날 남편은 출근을 하고 3개월 된 애를 유모차에 태워서 슬렁슬렁 나가 보기로 했다. 오전 11시의 햇살이 어찌나 뜨겁던지 덜컥 애부터 걱정이 됐다. 하지만 다행히 먹고 자고 할 때라 그런지 더위에 취해서 그런지 애는 유모차에서 새록새록 잠만 자느라 더위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때(2005년)는 SIA(싱가포르 항공)를 이용한 승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투어버스가 있었다.(지금은 경유/스탑오버만 무료 투어 버스 제공,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조) 싱가포르 항공 탑승 시 제공하는 투어버스 무료이용 스티커를 보여주면 주요 관광지에서 운행되는 투어버스를 하루종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버스를 타고 오차드(Orchard Road)로 갔다. 오차드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 장소이다. 그래서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많고 덕분에 시원한 에어컨을 쐬며 옷도 구경하고 애도 편안히 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원함이 15분을 넘어가면 추위로 바뀐다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카디건 같은 것을 걸치고 있는 거였다. 걸칠 옷을 가져가라는 걸 여행책자에서도 보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 이후부터 아직까지도 실내 공간에 오래 머물 예정이면 늘 겉옷을 챙긴다.


3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낮더위를 버텨낼 자신이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에어컨이 나오는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으로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 첫 싱가포르 여행은 뭘 다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서 아쉬웠었다. 그러다 아이가 2살이 넘어갈 무렵 남편이 갑자기 싱가포르로 가서 살자는 제안을 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살자가 아니라 2년만 살다가 오자였다.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러자고 하고 그렇게 이곳에 다시 발을 내딛게 됐다. 그게 이 싱가포르와 나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싱가포르 여행 팁 - 싱가포르 항공으로 경유/스탑오버 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


싱가포르 항공으로 싱가포르를 경유할 때 무료 투어버스 이용이 가능하다. 각 투어는 4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각  2.5시간 동안 진행되며 매일 이용 가능하다. 투어마다 이용시간이 다르고 이용을 원하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자세한 정보는 https://www.singaporeair.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1) 창이 지역 투어 (Changi Precinct Tour): 공항 근처, 경유 시간이 짧은 경우 추천
      - 탐피니스 센트럴 파크 (Tampines Central Park)

      - 창이 빌리지 (Changi Village)

      - 창이 해변 공원 (Changi Beach Park)


(2)  시티 사이트 투어 (City Sights Tour): 싱가포르 관광의 모든 것, 무조건 선택!

      - 국립미술관과 파당 (the National Gallery and the Padang)
      - 머라이언 공원 (Merlion Park)
      - 마리나 베이 (Marina Bay)
      - 가든스 바이 더 베이 (Gardens by the Bay)


(3) 헤리티지 투어 (Heritage Tour Timings): 역사와 전통에 관심이 많은 경우
      - 라우 파 삿 (Lau Pa Sat)
      - 차이나타운 (Chinatown)
      - 싱가포르 강과 부두 (the Singapore River and quays)
      - 캄퐁 겔람 (Kampong Gelam)


(4) 주얼 투어 (Jewel Walking Tour): 창이공항 투어만으로도 만족

      - 창이 체험 스튜디오 (the Changi Experience Studio)

      - 캐노피 공원 (the Canopy Park)

      - 레인 소용돌이 폭포 (The Rain Vor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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