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_ 육아일기 (D + 97일)

by 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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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처갓집 농막에 갔다. 이번에 땅을 구입하시고 꽤나 돈을 들여 조립식 농막을 설치하셨는데 화장실도 있고 정말 깔끔하다. 마치 새로 지은 펜션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도착해 보니 삼겹살을 굽고 계셨다. 조심스레 아기를 안고 인사를 드렸다. 장인어른 장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아기가 있으면 분위기가 확 사는 것 같다.


삼겹살을 먹는 데 연기가 자꾸 아기 쪽으로 향했다. 별 반응 없이 앉아있길래 괜찮은 줄 알았더니 어느 순간부터 크게 울기 시작한다. 낯설었던 것이다.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 새로운 냄새. 집과는 다른 환경에 맞닥뜨리자 적응하지 못했다. 안아줘도 소용이 없었다. 한참을 칭얼대다가 지쳐서 울음을 멈췄다.


가끔 밖에 나가곤 했지만 익숙한 유모차 안이 아니라 그런지 더 어색해했다. 아이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느낀 것이니 이해가 됐다. 벌레도 머리에 잠깐 앉았고, 풀과 나무냄새도 났고, 익숙지 못한 목소리도 많이 들렸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풍경이 아이에겐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외출을 좀 더 할걸.'이란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도 그렇고 아직 밖이 힘들까 봐 되도록 집에 있었는데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계속 느껴야 두뇌발달도 되고 덜 예민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지친 건지 아이가 잠들었다. 30분 정도 자다가 일어나더니 아이의 컨디션이 좋다. 배시시 웃기도 하고 분유도 잘 먹는다. 적응을 한 것 같았다. 계속 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내게는 익숙하지만 아이에겐 신기한 것들이 세상엔 너무나도 많다. 드넓은 바다와, 새하얗게 핀 벚꽃, 붉은 노을. 아이가 새로 경험하게 될 때 어떻게 느끼고 기억하게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이의 옆에 있고 싶다. 아이를 바라보며 익숙했던 세상을 다시 새롭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설레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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