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의존재 Feb 27. 2016

세일즈맨이 퇴사를 고민하는 순간

두 가지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최근 입사해 신규 비즈니스 영업을 맡았던 동료가 성과 없이 떠났다. 적합한 동료를 만나는 데도 꽤 시간이 소요되었고 겨우 적합한 분을 모시려면 고사했다.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 직장생활 중 처음으로 타깃이 맞을만한 지인들에게 영업을 했고 도움도 받았으나 결과물로 부정적인 반응들을 들었다. 긴 날 밤잠을 설쳤다.


우리 가족, 내 친구에게 적극 권해서 팔 수 있는 제품일까? 잠재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일까?


그가 오기 전,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정중히 고사하고 새로운 동료가 입사하면 적극 돕겠다고 했다. 회사는 지인 영업이라도 해서 이끌어 주기를 원했으나 그렇지 못한 내게 섭섭한 마음을 한켠에 갖고 비슷한 경력의 동료를 영입했다. 입사 시 잘 팔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그는 입사 후 냉랭한 시장의 반응만 차갑게 맞다가 사라졌다.


그가 제출한 경력이 거짓이 아니었다면 그는 다양한 경험과 좋은 실적을 쌓은 세일즈맨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실적을 못 내고 사라져 조직에 놀라움을 주고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긴 건 짐작컨대 두 가지다.


그동안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팔도록 내몰렸거나 지금 파는 제품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이거나.


영업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실적을 맞추기 위해 고객들이 꼭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도록 권유할 때가 많다. 꼭 필요한 제품을 좀 더 사라는 권유는 할 때 보다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 순간 마음의 부채는 더욱 남는다. 조선시대에 대동강 물도 비싸게 파는 봉이 김선달이 뛰어난 세일즈맨이라는 신념 아래 초년생 영업맨들은 자신의 세일즈의 역량 확장과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뛰어난 실적으로 기쁨을 누리는 순간도 찾아 온다.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제품으로 몸 담는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내는 직원이 되는 경험은 최대 1~2번에 그쳐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나라는 사람의 신뢰도는 고객들에게 알게 모르게 차감된다는 것을, 그로 인해 정말 좋은 제품을 찾는 순간이 오더라도 주변의 도움을 얻을 수 없게 되는 경험을 그간의 선배와 동료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을 팔아 보면서 조금씩 깨닫게 된다.


경험 상 고객들과 멋진 호흡을 맞추며 제품을 기록적으로 판매한 순간은 나에 대한 만족도 보다 고객이 직접 돈을 쓰는 본질적인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때였다.


아직도 나는 '진짜인' 제품을 찾아 헤매는 영업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분명한 것은 100원짜리 사탕을 팔더라도 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만족하는 제품을 팔고 싶고, 팔 것이다. 사막 거주민들에게 난로를 팔아 치우는 애사심 넘치는 샐러리맨이기 보다, 물건 보는 안목이 있어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게하는 세일즈맨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잘 하는 게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