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그림일기
brand new.
그냥 new도 아닌, 'brand new'.
새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면서 "나 새 거요"하는 느낌을 온 몸으로 뿜어내는. 그런 새 것.
그런 'brand new'가 주는 신선함, 참신함을 사랑한다. 이미 익숙해져 모노크롬이 된 풍경도 그런 종류의 새로움이 등장하면, 그 주변만큼은 총천연색으로 환하게 빛나니까. 매순간 화사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눈부실 정도의 그런 순간은 꼭 필요한 법이다. 언제든 돌아볼 수 있는 등대가 될 수 있는, 그런 점들.
슬픈 건, 그 따끈따끈하고 빛나는 brand new를 위해, 나는 지금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거, 과거, 과거를 뒤적이고 있다는 사실.
머리론 안다. 정말 새로운 걸 만들려면 과거부터 지금을 철저하게 알아야만 한다는 것. 그렇다고 마음이 늘 기꺼이 머리를 따라가주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밝을(지도 모르는...하지만 꼭 밝아야 할) 내일을 위하여, 지겨운 오늘을 잘 버텨낸 나한테 물개박수를. 우쭈쭈 잘했다.
사실 새로운 게 늘 좋지는 않다. 익숙함은 그 나름의 역할이 있다. 뭐랄까, 새로움이 빛날 바탕을 깔아주는 것.
익숙함이란 사실 '성공한 새로움'이기도 하다. 처음엔 분명 새로웠을테니까. 자꾸만 손이 갈 만큼 매력이 강하니까, 자꾸자꾸 선택받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손때가 반들반들 묻게 된 거다.
그러니 내가 새로운 머리스타일을 시도하려다 번번이 실패하는 건, 익숙함의 원숙한(!) 매력에 번번이 지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언젠가 시도할 'brand new' 한 방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거라고. 집에서 거울을 보며 날 위로함.
나를 위한 변명으로 채워 본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