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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현정 Oct 24. 2021

스펙보다 중요한 에티튜드

  IT업계로 들어올 즈음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의 숫자가 매일 뉴스를 장식했다. 가뜩이나 경력을 까먹고 들어온 데다 경제 위기로 사회적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취업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신생 전자상거래 쇼핑몰 사무실에서 웹디자이너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와 영업직원 한 명이 전부인 작은 사무실은 온라인에 판매할 어린이 장난감으로 사무실 한편이 창고처럼 어수선했다.
  “사실 저희도 이제 시작하는 처지라 인터넷도 잘 모르고, 쇼핑몰도 디자이너가 오면 만들 계획이에요. 같이 배우면서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은 기회가 되실 거예요.” 의욕에 찬 대표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경력도 없이 무모하게 달려들기엔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일단 나를 가르쳐 줄 사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얼떨결에 회사의 사운이 걸린 중책을 맡게 된 다음부터는 이왕 내게 주어진 업무를 어떡하든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은 없었다. 인터넷에는 모든 정보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록 사수는 없었지만 독학하기에 이만한 조건이 없었다.
  비록 작은 회사였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디자인 작업물에 대한 책임감은 곧 나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듯 매 순간 작은 작업물도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고 임하자 생각하지 않은 기회들이 오기 시작했다.

 부딪히며 배우기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PC와 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개시되며 인터넷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인터넷이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한 1996년부터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1997IMF 외환위기로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었지만, 한편에서는 인터넷의 태동으로 새로운 기회의 물결이 일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최초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전자상거래 쇼핑몰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즈음 IT 업계로 입문하고 첫 직장으로 들어간 곳이 온라인에서 장난감을 파는 전자상거래 쇼핑몰이었다. 한국에는 딱히 벤치마킹할 만한 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주로 외국 토이즈(toys) 사이트를 벤치마킹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미술학원에서 5세에서 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동 미술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전자상거래 쇼핑몰은 특히 사용자 편리성을 고려한 U.I [1] 디자인이 중요한데, 고객 반응이 매출로 바로 연결되는 전자상거래 특성상 빠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어서 민첩하게 대응하며 작업해야 했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 경험이 포트폴리오가 되어 인터넷 종합 쇼핑몰인 두루넷 쇼핑에 스카우트될 수 있었다.


          

[1]


User Inte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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