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이 글은 책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를 읽고 각 파트별로 느낀점을 적은 서평 글입니다.
나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돈을 싫어했다. 정확히 말하면 뭐든 돈으로 따지는 걸 싫어했다. 기회비용을 돈으로 환산하고, 사람을 돈으로 따지려들거나 감정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등, 눈에 안보이는 가치에 값을 매길 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졸렬하고 저급해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처음 돈 개념을 알게된 건 예전 여자친구와 미래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당시 여자친구는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헤어지자고 했다. 여자친구를 까페에 앉혀놓고 한참을 설득했다. 그리고 다시 만나긴했는데 결국 머지않아 헤어졌다. 급여도 계속 오르고 있었고, 사회 초년생이었으니 열심히 일할 자신은 있었다. 문제는 돈이 없는게 아니였다. 돈을 모르는게 문제였다.
그때만해도 청약통장이 뭔지 왜 만드는지 몰랐다. 주식은 도박과 다를바없다고 생각했고, 내가 아는 재테크는 그냥 은행에 저금하는게 전부였다. 목돈을 모아도 어떻게 불릴 줄 몰랐다. 돈을 모르니 돈을 다룰 줄 모르고, 지킬줄도 몰라서 모으는 족족 빠져나갔다. 여자친구랑 헤어진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그때부터 돈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당장 청약통장을 만들었고, 증권계좌도 만들어서 주식도 공부하고, 부동산도 공부했다. 사회 초년생 월급 다루기(인가 책 제목이 가물가물)라는 책도 읽고, 4개의 통장도 읽고 하면서 은행 계좌도 목적별로 나눠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가계부도 엑셀로 만들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써오고 있다. 돈을 벌려면 돈 공부를 해야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을 배워도 돈을 쫒는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사업을 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보다 의미를 추구해야한다고 믿었다. 돈의 의미를 아직 정립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업가는 돈과 친해져야 한다.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흐름을 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사업가가 돈을 모르는 건, 마치 배를 항해하는 선장이 바다를 모르는 거랑 다름 없다. 자칫 가라앉을 수 있다.
돈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이 돌아가는 구조와 자본주의, 경제, 사회를 공부하게 되었다. 세상을 알게되니 기존에 가졌던 돈에 대한 의미가 달라졌다. 돈은 가치를 반영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돈은 가치를 저장할 뿐 돈 자체는 가치가 없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을 뿐이다. 이렇게 나에게 돈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나서는 돈 때문에 불안한적도,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이 없다. (사실 조금 있지만 예전만큼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돈 공부를 시작하게 해준 그 친구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