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시대, 가치추구 마케팅 전략
모든 일상이 멈췄다.
2020년 코로나 시절 - 매일 루틴하게 출퇴근하던 회사에서, 담당하던 업무 속에, 함께 이야기하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번뜩이던 나의 마케팅 모먼트도 희미해져 버렸다.
참담한 시절에도 봄은 찾아오는 건가. 유명인사들의 기부 행렬을 보기도 하고, 마스크 생산과 백신 개발에 뛰어든 애국기업들의 소식을 듣기도 한다. 기부로 '플렉스(Flex)'하며 잠시 멈춘 비즈니스에 홍보효과를 도모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다. 의료와 비즈니스 등 자신의 크고 작은 영역에서 희생하며,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2020년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내 시선이 향한다.
코로나가 또 다른 일상의 국면을 만들어냈 듯, 나의 마케팅 모먼트도 예전과 사뭇 달라진 시선이 찾아온다.
'내가 구매하는 것(What I buy)'이 곧 나의 정체성(Identity)을 대변하는 시대다. 수많은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는 행동들이 모여 개인의 소비 가치관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한다. 대형마트 계산대 앞에 줄을 서보면 이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카트에서 계산대로 줄줄이 올라오는 제품들을 하나씩 보노라면 한 개인 또는 그 가정의 소비 가치관을 알 수 있다. 어떤 카트에는 유기농, 친환경 제품이 가득 담겨있다. 각종 화학세제들과 인스턴트 식품들이 가득 담겨있는 카트를 마주칠 때도 있다. 술과 고기, 안주거리가 가득 담겨있어 손님을 초대하기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짐작해볼 수 있는 카트도 있다. 카트 속에 소비자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삶이 담겨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구매행위 속에 의미를 찾는, 가치 중심(Value-centered) 행동방식은 더욱더 강화되고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 사회로 이동하기 전, 마케터로서 우리는 '가치'라는 키워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2018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인공지능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업무 50% 이상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같은 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한민국 전체 취업자 2,660만 명 중 42% 1,136만 명이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발표했다.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 - 이 시대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떤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까? 과연 가치가 왜 더 중요해질 것인가?
가치를 뜻하는 밸류(Value)라는 단어는 고대 라틴어 '발레레(Valere)'에서 파생되었다. [용감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다. 가치가 왜 용기와 연결되는지 살펴보자. 이 단어가 사람에게 사용되면 [건강하다]와 [생명력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사물에는 [생명을 지탱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고대 사람들에게 가치란 곧 '생명'과 직결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가치의 기준이 '생명을 살리는가' 여부에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절, 우리는 인간을 살리는 행위가 얼마나 용기있는 일이며 가치 있는지 체감하고 있지 않은가!
기계가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는 시대, 기계 앞에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 정체성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문명의 도래 앞에 우리는 인간의 존재를 더욱 강렬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을 미국 실리콘밸리 철학(인문학)수업 열풍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기술 선도적인 실리콘밸리에서 철학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하버드·스탠퍼드·예일과 같은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철학 강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새로운 문명사회 속에 인간의 가치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이다. 인공지능 시대, 기계와 기술을 사용하여 어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답을 얻는 과정은, 결국 인간의 영역으로 남게 되는데 그 생각의 힘을 바로 철학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감과 이해, 위로와 격려 등 기계가 결코 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빛을 발휘할 것이다. 우울 증세를 판단해주고 심리상담을 해주는 로봇이 과연 한 사람 내면 깊숙히 가진 아픔과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필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다가올 시대 - 기계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 같지만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은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과 공감능력 - 이 두 가지 축은 좋은 방향으로 발현되었을 때 사람을 살리는 생명력을 가진다는 진리는, 고대 시대나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를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최근 마케팅 동향을 이야기하는 기사에서 '가치추구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맞아! 가치가 중요하지.' 쉽게 수긍하면서도 막상 무엇이 가치추구•가치중심 마케팅인지 설명하려면 잘 모르겠는 것이 실상이다. 어떻게 비즈니스 속에 가치를 담아낼 수 있을까? 담당하는 업무 속에 적용해볼 수 있을까? 우선 가치의 근본적인 속성을 깊이 이해해야만 한다.
가치는 실현되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가치를 바라보고 추구하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그 방향으로 에너지가 흐른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결과로 승부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의 업무가 무수히 세분화된 조직사회에서, 협업이 기본이 된 시대에,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업무형태 속에서 과연 한 개인의 결과를 온전히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있던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로 향하던 에너지를 과정에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결과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태도가 아니다. 결과를 고려하되, 방향성과 과정·지속성에 집중하는 사고방식이다. 일례로, 필자는 2년 전쯤 완전채식(비건, Vegan) 생활에 도전했다. 비윤리적인 가축사육과 도살 방식, 육류 소비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에 문제를 제기하는 개인의 저항이자 1인시위였다. 1년동안 비건 생활을 하다가 여러 개인적인 이유로 포기했다. 결과로만 본다면 실패한 가치다. 하지만 그 1년의 시간은 내가 살아가는 환경생태계와 동물을 의식하는 식습관, 나에게 맞는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습관'을 찾아나갈 수 있는 경험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결과는 비록 실패했지만 좋은 방향성으로 도전하고, 실천하는 과정 속에 결과보다 더 의미 있고 나에게 맞는 가치를 얻었던 것이다.
마케팅 결과가 안 좋거나 설령 실패했다고 평가받은 마케터가 있다면 이 글을 통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좋은 방향을 추구하는 모든 도전과 실천들이 모두 가치 있는 과정임을 말해주고 싶다. 가치를 추구하는 건강한 실패가 비즈니스에서도 장려되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인간다움과 진정성으로 소구될 수 있으며, 결코 기계가 하지 못하는 사람을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귀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10년 전 새로운 가치를 적용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신발 브랜드가 있다. 바로 '탐스(TOMS)'다. 하나를 구입하면 하나를 기부하는 '원포원(One for One)' 캠페인은 가치 를 중시하는 소비철학을 가진 밀레니얼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판매된 신발만큼 제3국 어린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했다. 하지만 2020년 탐스는 소비자의 뇌리에서 사라졌고 그들의 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작년부터 수익 악화로 인해 탐스는 채권단 자금으로 연명하는 상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탐스가 전면으로 내세운 [기부]는 훌륭한 가치였지만, 신발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었던 개발도상국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적합한 가치가 아니었던 것이다. 가치가 올바르게 발현되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시장분석과 가치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마케팅 사례를 분석할 때에도 주의해야 한다. 일례로, 어느 유튜브 [먹방] 크리에이터가 왜 성공하는지 그 성공요인을 조사하는 컨설팅 프로젝트가 있었다. '[먹방] 콘텐츠가 요즘 강세이니 유명해졌겠지'하며 표면적인 의미로 사례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런 수준에서 어떤 먹방 관련 주제를 다뤘는지 정도만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깊은 분석을 해보니 단순히 [먹방]으로 인기가 좋은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위로와 공감]이 핵심 성공요인(KSF)였다. 누구나 밥을 먹는 보편적 행위 속에서, 시청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위로해주는 가치가 콘텐츠 밑바탕에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면적 현상 이면에 숨겨진 심층적인 의미를 발굴해야 한다. 마케터로서 어떤 브랜드의 성공사례를 분석하거나, 내가 기획한 가치가 제대로 기능하게 하려면 심층적인 의미를 반드시 찾아내야 하고 가치가 사용되는 상황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돈이 최고의 가치처럼 느껴지는 21세기 자본주의 시대. 하지만 영향력 있는 기업과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구글은 소비자에게 빠르고 보다 정확한 검색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 애플은 소비자가 개인용 컴퓨터를 보유할 수 시대를 열기 위한 가치를 갖고 사업을 출발했다. 그들의 사업 동기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가치'를 향해 달려간 사람들이었다. 돈은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정치계로 뛰어들거나, 백신을 만들거나, 제3 국가에 봉사를 하고 난민을 구제하는 행보를 우리는 발견한다. 만약 돈이 인간의 최우선 가치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위대한 비즈니스에서 돈은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결과이거나,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된다.
돈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돈은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될 때 돈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된다. 오늘날 대한민국 비즈니스나 마케팅 환경에서 우려되는 것이, 가치를 남용해 돈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경우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기부 마케팅'이 그러한 케이스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소비자에게 [기부]라는 가치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투명하고 정직하게 기부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한 번의 일회성 도구가 되어선 안될 것이며, 기부활동이 표면적 행위가 아닌 정말 좋은 가치로 발현될 수 있도록 심도있는 고민과 실천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 가치를 이해했다면 이제 실제 업무로 적용시켜보자. 어떻게 생명력 있는 가치 마케팅을 설계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사고방식이 이러한 전략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
첫째로 '정반합'의 개념이다. 가끔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머리가 꽉 막히는 경우가 있다. 생각이 하나의 틀에 갇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거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말이다. 이때 개인적으로 적용해보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정반합' 사고법이다. 모든 현상, 세상을 크게 보면 균형과 불균형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이나 마케팅 상황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에서 '트렌드'가 생겼다는 것은, 곧 특정 방향으로 에너지가 쏠리는 불균형이 생겼다는 말과 같다. 마케터는 뜨고 지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한쪽으로 쏠린 현상 속에서 결핍된 무엇인가, 혹은 부작용을 캐치함으로써 브랜드가 균형을 맞춰주는 '해결자' 역할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전자를 마케팅 전문가(Specialist)라고 한다면 후자를 마케팅 '고수(Gosu)'라 표현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마케팅 트렌드는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찾아가는 퐁당퐁당 시소와 같은 움직임이다.
정반합의 예를 하나 살펴보자. 지난 3~4년간 영상 콘텐츠는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반향으로 희소성을 가지며 부상한 것이 바로 텍스트 콘텐츠 아닐까 싶다. 영상 포맷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인간의 사고하는 능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또한 영상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를 습득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수동적이며, 시간소비적이다. 콘텐츠 퀄리티 역시 깊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영상 콘텐츠가 '스낵 콘텐츠'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되는 콘텐츠가 바로 텍스트 콘텐츠다. 다양한 근거와 깊은 논리 없이는 글을 구상할 수 없기에 생각의 깊이를 필요로 한다. 원하는 속도와 분량만큼 읽어도 충분히 그 안에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텍스트 정보 속에 담긴 의미를 소비자가 생각하고 상상함으로써 뇌를 자극시킨다. 최근 영상 콘텐츠의 강세 속에서도 책과 같은 텍스트 콘텐츠, 독서 소모임이 부상한 것도 이러한 정반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인해 결핍된 무언가를 다른 방향으로 메꿔가며 중화시키는 움직임 - 마케터는 균형 상태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간파함으로써 미래의 가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자신의 업무 속에 접목시킬 수 있다.
두 번째,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인간만의 능력 '창조성'이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언제나 인간이 이미 고안한 사고 과정을 처리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새로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해결책을 마련하는 일은 기계가 절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시대마다 등장한 문제를 해결하며 기존에 없던 부가가치를 만들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역시 인간이 창조한 문명의 결과가 아닌가.
21세기 차세대를 이끌어갈 인물로 '비탈릭 부테린'을 소개한다. 그는 직렬 프로세스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분산처리방식 플랫폼 '이더리움'을 창시했다. 올해 7월 이더리움 2.0 버전으로 명명된 'Serenity' 공개를 눈 앞에 둔 상황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직렬 프로세스 방식은 인공지능 시대 정보 통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인터넷 속도와 서버 용량이 처리할 수 없는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더리움은 하나의 사업자가 이를 총괄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다수의 개인이 분산 증명•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정보의 소유에 따라 발생하는 중앙 집권식 계급구조를 수평적•상호 동시 지배구조로 전환시킨다. 21세기 수평적 시스템을 의미하는 [헤테라키]는 새로운 시대가치로써, 사회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문명 속에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조성은 여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의외성'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스르는 움직임에서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마치 연어가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과 같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자발적으로 나누는 행위, 코로나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환자를 살리려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의 희생과 같은 힘 말이다. 이러한 의외성보다 더 놀랍고 큰 가치가 어디 있을까?
최근 이러한 의외성으로 나를 감동시킨 브랜드가 바로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다. '롤'이라고 흔히 부르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보유한 이 게임사는 2012년 '한국 문화재 지킴이' 협약 이후 8년째 사업을 지원 중이다. 2020년 올해 8억 원을 추가 후원함으로써, 올해 누적 60억 원을 대한민국 문화재 귀환과 보전을 위해 후원한다. 문화재 보존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높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다른 나라가 우리의 문화재를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행보 자체가 경의롭기까지 하다. 게임을 하지 않지만 롤 게임을 배워서라도 그들의 후원금에 보태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물건을 통해서 사람과 사회를 살리는 가치를 오랜 세월 성실하게 실천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에게 따뜻한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산업혁명 4.0 시대 - 그 시대에 가치있는 마케팅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이 가진 능력 공감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일, 주류가 되는 흐름 속에 결핍된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힘, 희생과 나눔 등 자본주의 동력과 반대되는 행동들 - 결국 그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인간만이 가진 용기와 사랑 아닐까. 21세기 소비자는 물건을 사는 대상이 아닌, 인간다움과 사랑을 실천해야 할 대상이라는 시선전환이 필요하진 않을지. 그것이 기계와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유일한 차이니까 말이다. 마케팅 패러다임과 마케터의 역할 역시 시대흐름에 맞춰 변경돼야 할 것이다.
Si vis vitam, pera mortem.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라는 뜻이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이 시절,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는 과연 어떤 마케터인가' 생각해보았다. 돈이 목적일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지만 내가 담당한 업무에서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애쓰는 마케터, 부족하고 실패하더라도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살리기 위한 마케팅을 실천하리라 다짐해본다. 기계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마케터 이세라가 될 수 있길.
참담한 코로나 시절 - 생명력 가득한 마케팅 모먼트가 나의 일상과 가치관을 새롭게 하고 있다.
* 현재 <일상에서 발견하는 마케팅 이야기> 브런치 매거진은 디아이매거진 과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페이스북 채널에 월간 칼럼으로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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