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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아 Jul 10. 2021

차세대 마케터에게 필요한 데이터 기반 사고법

21세기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도 인간의 직관은 왜 더욱 중요한가.


Intro. 데이터 시대, 직관은 여전히 중요하다.


'감으로 하는 마케팅은 지났다.'고 한다. '데이터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실무에서 직접 데이터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데이터는 기본(Default)이 되며 결국 [감]이라 표현되는 인간의 직관(Intuition)력이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데이터 자체를 이해하고 분석하기에도 벅찬 이 시대 가운데 인간의 직관을 말하는 것이 어쩌면 너무 이를 수도.


이번 글을 통해 인간이 직관이 어떤 근거로 데이터 기반 시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미래 사회에도 인간의 직관력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인문학을 전공한 데이터 마케터의 관점을 한번 참고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으리라.


무거운 음식을 일일히 나르지 않아도 되는 식당 아주머니의 변화된 업무환경을 바라보며 이 서빙하는 기계를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에 잠겼다.


데이터와 기계(인공지능)가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감히 뛰어넘는 시대 - 우리는 그러한 사회를 글로벌 4.0 시대라고 구분 지어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데이터에 지배를 받지 않고 인간다운 삶, 무엇보다 인간다움(Humanity)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리는 데이터에 집중하지만 정작 그 데이터와 함께 살아갈 인간과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데이터를 다스리며 올바르게 사용하는 21세기 인간의 모습 - 그 인간의 모습은 어떠하며, 그에 필요한 역량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특별히 차세대 마케터와 리더들에게 기본 소양이 될 이러한 역량을 우리는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 모든 고민의 큰 방향성을 다음과 정의한다.


인간의 사고가 데이터에 갇히면 곧 데이터에 지배를 받는 인간이 된다.

1. 비즈니스 상황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다양한 학생들과 현업 실무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고민은 [데이터는 많이 있는데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일단 데이터를 열어놓고 분석을 시작하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든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대응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열어둔 데이터를 닫는 일이다!


모든 마케터와 사업자는 특정 비즈니스 상황을 경험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데이터를 열어보기 전에 이러한 상황과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복합다단한 비즈니스 문제를 온전히 파악하고 그 핵심을 한 문장 수준으로 일목요연하게 정의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예를 들어, 작년 자사 매출이 증가하였지만 타사의 성장률과 대비하였을 때 저조했다면 이것은 해당 기업에게 좋은 신호일까 부정적인 신호일까? 그렇다면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떤 신호로 평가하고 무엇을 문제로 삼을 것인가? 문제를 정의했다면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파악해야 할까? 이 물음들에 정리된 자신만의 답변을 세운 후에 데이터를 열어보아야 한다. 자신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비즈니스 상황 - 현상 그 자체이거나 문제 혹은 목표로 이해될 수 있는 - 을 먼저 명확하게 정의하는 과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경험상 데이터는 크게 세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다. 데이터를 펼쳐보기 전에 먼저 [현재 어떤 목적으로 데이터가 필요한가] 파악하자.

데이터가 사용되는 세 가지 용도

1) 현상파악 : 비즈니스 현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2) 문제분석 :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근거로 사용한다.
3) 목표달성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논리를 구성하는 데 사용한다.



2. MECE한 가설 사고를 먼저 세운다.


미시(MECE)한가?

전략 컨설팅 사고법인 MECE란,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다. 상호적으로 독립적이고 합쳤을 때 중복되지 않아 전체를 모두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체적이며 동시에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사고에 가장 유용한 사고체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MECE한 사고는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인간의 사고체계를 입체적이자 종합적으로 계발하는 유용한 틀이 된다. / 출처 : 구글 검색 결과


앞서 비즈니스 상황(현상파악/문제해결/목표정의)을 정의했다. 다음 단계는 바로, 해당 비즈니스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중복되지 않게 촘촘히 쪼개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아직도 데이터는 열지 않았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얼마나 촘촘한 질문 리스트와 가설을 세우느냐에 따라 데이터의 분석 넓이(Scope)와 깊이(Depth)가 정해진다. 분석 인사이트의 넓이와 깊이 또한 좌우되는 단계다. 촘촘하고 전체를 아우르는 질문 가설을 세울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의 축적에 따른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것을 [경력]이라고 말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역량은 결국 생각의 크기와 직결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 특정 영역의 전문성(Professionalism)을 기반으로 한다.


굳이 데이터를 완벽하게 뜯어보고 검증하지 않더라도 크게 추이나 패턴, 대략적인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데이터 감각(Data Sense)이라고 한다. 데이터 감각은 유효하고 적절한 데이터를 반복적 접해봄으로써 습득되는 감각으로 데이터 역량이 다시금 인간의 직관 영역으로 옮겨진 단계를 일컫는다. 특정 업(Industy), 업무(Function & Position)에서 데이터 경력이 쌓아나감으로써 데이터 역량이 키워진다. 이후에는 어떤 데이터를 맞닥뜨리던지 데이터를 자신감이 생기고 시간효율적이며 보다 깊고 날카로운 데이터 분석 단계에 나아가는 기초지식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닌,
데이터를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과 시각임을 알 수가 있다.

3. 데이터는 수단이지 전부가 아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데이터 마케터들과 데이터 교육자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과 프로세스를 먼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킬(Skills)만 알려준다는 사실에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교육방법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먼저 알려주어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만났을 때에도 접근할 수 있는 큰 틀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일단 데이터에 대한 큰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후 해당 데이터 툴과 데이터 분석방법을 알려주어도 늦지 않다. 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가 같은 데이터, 같은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 Data Management Platform)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진행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 다이내믹스] 때문이다. 데이터 다이내믹스 - 항상 동일한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필자가 정의하는 용어다. 필요한 데이터와 분석 방식은 고정적인 것이 아닌 가변적이다. 앞서 정의한 비즈니스 상황과 데이터 사용목적에 따라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의 데이터 분석과 동일한 분석방식으로 모든 답을 해결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앞서 설계한 질문 가설 리스트에 따라 필요로 한 데이터 항목(Content)과 범위(Scope) 그리고 양(Volume)이 정해진다. 셀 수 없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도, 데이터는 항상 의사결정을 하기에 충분한 양만 있으면 오히려 신속하게 판단하고 리니어(Linear)하게 조정해나가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음을 명심하자.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와 공존하는 21세기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대한 과신과 오해를 풀어내는 일이다.


4. 데이터 분석은 크게 훑어보고, 특정 영역에서 깊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드디어 데이터를 열 시간 - 이 단계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떤 데이터부터 분석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막막한 이유는 데이터 항목이 많고 볼륨이 커서 분량 자체가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앞 단계에서 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분석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 단계에서 비즈니스 상황과 데이터 목적을 정의, 질문 가설을 MECE 하게 설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데이터 분석에 앞서 기초를 견고히 하는 과정이다.


일단 데이터 사용목적이 명확해지면 이후 데이터를 크게 바라보며 전체를 이해하게 된다. 비유적으로 회를 뜨기 전에 생선 전체를 살펴보는 것과 같다. 생선의 크기와 신선도 표면의 상태 등을 크게 살펴보면서 각을 어떻게 뜰 것인지 '감'을 잡는 과정과 같다. 데이터로 설명한다면 가로축과 세로축 데이터 항목을 쭉 훑어보고, 그물망으로 짜인 전체 데이터가 어떤 데이터 일지 상상해보며 데이터를 크게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후 분석 관점에 따라 인사이트들을 발견하게 되고 필요할 경우 해당 데이터 항목을 기준으로 더 깊이 파내려 간다. 그러나 전체적인 프로세스는 앞단에서 설계한 질문 가설을 기반으로, 해당 물음에 답을 달기 위한 형태로 순서대로 데이터를 분석해나가기 시작하면 된다.


데이터 분석에 시간과 경험이 쌓이게 되면 어떤 물음을 우선순위로 했을 때 다른 질문 가설들도 같이 해결이 되는지 감이 잡히게 된다. 마치 고구마 줄기에 고구마가 주렁주렁 맺히는 것처럼, 큰 단위에서부터 분석을 하다 보면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는 세부 항목들이 보이게 된다. 그 분석 레벨에서 다시 가설이나 질문을 추가로 잡고 깊이 분석을 해본다. 쉽게 저지르는 실수가, 처음부터 하나씩 깊이 파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시간낭비다.


다양한 분석 각도를 동시에 대입할 수 없다. 일단 큰 각도로 분석 날을 세우고, 그 이후 발견되는 분석 내용에 따라 세부 분석항목들을 세분화해서 분석함으로써 질문 가설에 답을 하자


Outro. 데이터는, 결국 행동(Action)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에도 성숙도가 있다. 초반에는 데이터 자체에만 의존하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데이터가 절대시, 신성시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데이터를 계속해서 분석해봄으로써 [데이터의 한계를 이해하는 단계]다. 다음 단계는 인간의 필요와 목적에 맞게 [데이터를 적재적소 사용하는 단계]다. 그러나 가장 최상의 단계는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들을 뛰어넘어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개념과 생각을 데이터에 불어넣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되는 데이터 창의력이 있지만, 그보다 더 크고 상위단계의 창의력은 바로 인간의 감, 직관에서 발생하는 창의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양도 풍부해진 시점에서,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데이터 양(Quantity)이 아닌 질(Quality)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절대시되는 단계를 넘어 결국 인간과 사회에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의미 있는 데이터라는 기준이 생겨야 할 것이다. 책상에서 탁상공론하기 위한 데이터가 아닌, 현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며 액션(Action)까지 취할 수 있는 데이터 - 그 데이터가 지금 우리에겐 필요하다.


다양한 마케팅 툴이나 분석 스킬을 알려주는 교육법이 많다. 그러나 데이터를 크게 바라보고 이해시키는 교육은 없다. 인간의 생각에 따라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분석 각도를 세우며 분석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데이터 큐레이팅(Data Curating)] 역량을 알려주는 교육방식이 절실하다. 어떤 데이터를 마주하든지 데이터를 접근하는 매쏘드만 있으면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데이터가 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데이터를 다스리고 사용하는 주체는 바로 인간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사고와 직관력은 더욱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계에 대체되지 않는 능력 -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다움(Humanity)을  힘써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은 21세기 기계와 함께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전세계 기술 선도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철학과 인문학의 가치를 아는 자였다. 결국 기계도 사람을 이해해야 하지만 사람도 기계를 이해해야 공존이 가능하다. / 출처 : 구글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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