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하 Bakha Aug 23. 2021

우리집 지희씨-
13화 : 신입생

The Secret of Mrs.Ho














학창 시절 전학생이 오면, 우리들의 관심은 온통 그 아이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사실 가장 긴장한 것은 전학생일 텐데 미숙했던 우리들은 어쩐지 쉽게 동화되지 않거나 우리와 많이 다르다 싶으면 고깝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남학생들에게 인기를 얻는 전학생은 여학생들의 시샘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요. 그 여학생은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였는데, 여자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처음 1년 간은 부산 사투리를 맹연습해야 했습니다. ^^;


성인이 되고 보니,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졌던 관계 역학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기득권에게 낯설고 불편한 사람이나 상황은 배제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그런 배제와 혐오의 대상자에게는 어떤 식으로 건 '문제가 있었다.'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씌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야 불편한 진실은 달콤한 거짓이 될 수 있으니깐요.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이미 안전한 경계 안에 들어와 있는 우리는 선뜻 그 경계 밖의 존재에게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합니다. 나도 경계 밖으로 밀려날까 봐... 


그 경계를 만든 실체는 도대체 누구인가요? 그 정체가 없는 것은 아닌가요. 사실은 다들 그 경계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지희씨도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이 무척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지희씨는 겉도는 사람들을 보면 늘 신경이 쓰입니다. 이번 신입은 어떻게 잘 적응시킬 수 있을까. 수영반 왕언니 지희씨의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이전 13화 우리집 지희씨- 12화 : 새벽 산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