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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루토 Sep 07. 2023

서로의 바다

우울단편선 #30

얼음을 둥둥 운 바다를 한 컵 떠 게 건넸다.

말쑥히 마시고 입을 닦는 너였다.

입가에 운 미소에 빠지고 싶은 나였다.

우리는 사로의 바다에 빠지고 또 헤엄치며 그렇게 넓혀왔다.

너울거리는 파도가 덮쳐오면 나는 한 몸으로 뛰어들었다.

마치 네가 오는 것 같았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너를 보자면 참을 수가 없었다.

부서지는 포말에 포개면 그 사이에 다시 생명이 움트는 상상을 한다.

우리도 이처럼 태어나고 죽는 게 아닌가 하고 너에게 살포시 말을 걸면

서로가 모르는 바다에 있더라도 파도로 만나자고 너는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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