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양일까? 흔히 쓰이는 빨간색 하트 기호는 마음, 사랑, 열정을 뜻하며, 이는 마음이 ‘사람의 가슴 속(심장)에 있다고 믿어지는 공간’을 상징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다치면 아프고 죽을 거 같은 것일까. 그래서인지 변심이란 말에는 사랑에 대한 배신의 이미지가 들어있다. 마치 ‘사랑은 변하면 안 되는 것’ 이고 ‘변하지 않는 사랑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는 있는 듯하다.
마음을 표현한 다른 이미지로는 타로가 있다. 타로에서는 마음을 ‘컵’과 ‘물’의 이미지로 그려낸다. 컵에 담긴 물은 흘러넘치기도 하고, 엎어지기도 하고, 안전한 곳에 놓여 있거나, 상대방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마음의 크기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따라 흘러가며 기쁨과 슬픔, 그리움을 담다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한 상태가 된다. 마음의 성질이 물과 같다면, 변심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칼로 아무리 베어도 잘라낼 수 없는 것이 물의 성질이듯이, 고여 있지 않고 흘러야 하는 것도 마음이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은 흐르다 멈출 수는 있지만 역류할 수는 없다. 다만 방향을 바꾸거나 말라버릴 뿐이다. 그래서 변심, 바뀌어버린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보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길 바라니 말이다.
마음을 물로 표현한 꽃으로는 수국이 있다. 수국은 그리스어로 ‘물의 그릇’이란 뜻이고, 한자어로도 ‘물을 품은 꽃’을 의미한다. 토양의 성분에 따라 다양한 색이 피어나 ‘변심’이란 꽃말을 갖게 되었는데,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그중 보랏빛의 수국이 너무 아름다워 ‘자양화(紫陽花)’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자양화의 꽃말은 ‘진심’이다. 어떤 물로 피워냈느냐에 따라 진심과 변심이 갈리지만 둘 다 꽃이다. 우리 마음에 피어나는 진심도 변심도 결국은 다 내 인생을 키워내는 꽃이지 않을까 싶다. 흘러가든 멈춰 있든 마음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흔들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