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낸 대가
#색연필을 사용해 그려보면서 사과의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았어요~*
삶의 흔적
붉은 몸 위에 난 상처들은 나의 삶의 흔적들이다. 사람들은 예쁘고 깨끗한 잡티 없는 피부를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계절의 시간을 지내면서 아무리 몸부림치며 살아내어도 우리 몸 위에 새겨진 그 흔적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들의 상처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 상처가 처음 생겨날 때는 아프고 따갑지만 서서히 아물어준다면 다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게 우리의 피부에 새겨진 상처와 잡티들은 바람과 햇빛들을 이겨내며 살아낸 대가로 주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원망하지 않는다. 그 나름대로 누군가에 가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던 새들의 새참이 되든, 통조림 공장으로 가든, 가난한 어느 아주머니의 장바구니에 넣어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든 우리는 결국 모두 똑같은 곳으로 가게 되어 있다.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다. 우리의 뿌리도 우리의 후손들도 우리가 연결되어 존재했으며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모든 생명들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겉모습에 아무런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우리는 주어진 우리의 길을 원망하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있는 한 우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