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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앞 너는

-가을바람

by Sapiens


<am.5:50>



가을 앞 너는



밤사이 찾아온 너를


잠결 속에서 잠시 마주한다.


흩어지며 스치는 작은 바람의 선율이


귀전에서 서성인다.


뜨거운 태양의 그림자에서


불어오는 그 친구와는


사뭇 다른 촉감이다.


새벽녘 불현듯 마주한 너는


삼복더위로 지친 육체를


식혀준다.


물들듯 사라지는 차가운 온기가


계절을 맛보며 퍼져나간다.


여름과 가을 사이로


무던히도 달려온 너는


세상을 물들이고


허덕이는 존재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그렇게 스며들듯


사라지는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않기를


너무 사랑하지 않기를


떠나가는 길목에서


부여잡지 말기를


함께 숨을 쉴 때


온전히 하나가 되어 존재하길.


이른 아침 찾아온 너는


속삭이듯 드러내다


구름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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