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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그리고 가을

-사이

by Sapiens



<am.5:30>


여름 그리고 가을


떠날 것 같지 않을 무더운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을 선사한다. 이제 길을 걷는 시간 속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한 스푼 꺼내놓을 수 있다.


어느새 찾아든 그도 문득 찾아든 것은 아니었다. 바람의 이동에 의해 함께 방문한 것도 아니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강렬한 시간을 견뎌낸 보석과 같은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일을 해낸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든 여름과 가을 사이를 오가며 옷깃을 여미고 풀어헤치고를 반복하고 있다.


누군가 자연스레 공존하는 세상의 모습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혼자만의 시간 속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들 속에 공존해 보길 바라본다.


여름, 그리고 가을이 찾아온 지금, 지나 온 순간들을 펼쳐본다. 북적거리는 틈 사이로 쉴 새 없이 걸어온 그의 숨 가쁜 여정이 보인다. 차가움이 냉정한 이성의 힘으로 지탱하고 있었다.



시간에 얽매어 현실을 외면하는 만인의 습관에서 벗어나 깨어난다. 선선한 가을바람은 찡그리는 경우가 없었다. 고개를 쳐들고 푸른 하늘과 마주할 수 있다.


여름을 지나 그리고 가을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짧은 가을을 놓치지 않고 맘껏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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