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쳇바뀌돌들 행하고 있는 일상 속 패턴 속에서 익숙함에서 오는 감정은 편안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하는 일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똑같은 행위 속 다른 행위들이 공존하고 있다. 알아차림이란 자각이 없다 보니 무심코 습관처럼, 무의미하게 지나가곤 한다.
그렇게 익숙하다는 것은 생각의 변화를 잠식해 버리고 사고의 전환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기도 한다.
매일 일어나 마주하는 자신의 신체부터 어제와 다른 모습이지만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가벼운 인지가 익숙함에서 오는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줄곧 접한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경솔함에서 무지함을 느끼고,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감정들을 잘 안내하고 생활이 주는 평범한 패턴 속 숨어있는 가치를 찾아야 한다.
익숙함은 편안함 감정 속 안착하기 위한 가면 있지도 모르겠다. 사실 편안함 뒤에 숨어있는 다양한 의도들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게 펼쳐진다.
익숙한 길을 운전하는 것도 편안한 기분으로 달리다 보면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이라는 실수를 하게 하기도 한다. 긴장감이 떨어짐으로 인해 우리에게 조심하라는 경각심을 부여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많은 시간 함께 하며 겹겹이 쌓여온 인연들도 다른 용도로 쓰이거나, 오히려 서로에게 다양한 의도로 접근할 수 있도록 닫힌 빗장이 활짝 열어놓게 하기도 한다.
익숙함이란 참으로 조심해야 하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은 익숙할 즈음 일어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때론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으로 노곤한 삶에 활기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연말 소중한 사람들과 모여 시간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위도 누군가 함께하는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렇게 익숙함이라는 감정 속에서 모든 경계를 풀어놓는 자신과 만난다. 그럼으로써 평온한 순간을 즐기고 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노곤한 삶을 위로받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순간, 우린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홀로 존재하는 우리는 홀로 지냄을 외로워하고 누군가를 찾아 기대며 나누는 일상을 지향한다.
잠시 외로움과 고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외로움에 익숙한 사람은 결핍을 좇지만, 고독에 익숙한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익숙함은 외로움을 가장한 결핍의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왕이면 고독을 즐기는 시간에 익숙해지길 바라본다. 고독의 시간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 속 존재하는 군더더기들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고독에 익숙할수록 타인을 좇는 삶에서 벗어나, 자기와의 만남을 통한 성찰의 시간에 익숙해지는 삶의 태도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