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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Jan 30. 2024

삶의 격차

-쓸쓸함의 이유

<am.5:50>



서울에 잠시 올라와 있다. 두 아이가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있어 볼 일이 있을 때면 이곳에서 머물곤 한다. 지난밤 잠시 더위를 식힐 겸 오피스텔 옥상에 올라갔다. 아들과 잠깐 동안의 데이트시간이 되었다.


한 공간에 있었지만 나의 시선은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몰려들고 있었다. 수많은 자동차에서 보이는 불빛들로 도로 위는 화려했고, 높은 빌딩 숲에서 나오는 조명들은 주변 건물들을 눈부시게 수놓고 있었다.


순간, 낮과 밤의 격차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녹녹하지 않은 삶에서 오는 질의 격차가 느껴졌다. 오피스텔 옥상도 잘 꾸며놓았다.


카페나 가게를 갈 때마다 요즘 MZ세대들의 경제관념을 바라볼 때가 있다. 물론 속사정을 모두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그 씀씀이가 내겐 '헉'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곤 한다. 엄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학생들은 엄마카드를 들고 다니며 쓴다.


그래서 부족함 없이 생활하는 모습은 내가 장 보거나 물건을 살 때마다 가성비를 따지고 합리적인 구매인지에 주파수를 곤두세우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물론 요즘 물가가 치솟는 경향도 있지만 누군가는 풍요롭고, 누군가는 허덕이는 현대 사회의 또 다른 계급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시선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사고를 굳힐 때가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그 이면의 해석이 중요할 때가 있다.  요즘 청춘들의 씀씀이가 풍요로워 보이는 건 내가 나이 듦에서 오는 꼰대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시간을 쪼개며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엄카로 용돈을 주는 모습은 흔하다. 그렇지 못한 청춘들과의 격차를 생각해 보면 나의 젊은 시절과는 상당한 차이를 느낀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밤하늘이 화려함에도 쓸쓸한 이유가.


우리 사회는 삶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기 힘든 구조임에는 틀림없다. 누군가는 부의 세습을 좇는 경우가 그 방증일 것이다.



격차를 줄이기 힘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거리 한쪽 귀퉁이에서 뒹구는 나뭇잎과 동병상련을 느끼는 건 내 모습과 닮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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