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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piens Apr 29. 2024

가을 앞 너는

-여름과 가을 사이


밤사이 찾아온 너를

잠결 속에서 잠시 마주한다.

흩어지며 스치는 작은 바람의 선율이

귓전에서 서성인다.

뜨거운 태양의 그림자에서

불어오는 그 친구와는 사뭇 다른 촉감이다.

새벽녘 불현듯 마주한 너는

삼복더위로 지친 육체를 식혀주고

물들듯 사라지는 차가운 온기는

계절을 맛보며 퍼져나간다.

여름과 가을 사이로 무던히도 달려온 너는

세상 속 허덕이는 우리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그렇게 스며들듯 사라지는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않기를

너무 사랑하지 않기를

떠나가는 길목에서 부여잡지 말기를

함께 숨을 쉴 때도 온전한 내가 되어 존재하길.

새벽녘 너는 속삭이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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