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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개혁

-노년의 삶

by Sapiens


무심코 고개를 들고 둘러보았다. 자주 들리는 카페 안의 풍경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젊은이들과 중장년층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청년들로 가득했던 장소지만 요즘은 청년보다 중년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자녀를 낳지 않는 문화의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활동 연령이 길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정년의 나이 또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처럼 중년들은 예전의 중년이 아니다. 노인 또한 예전의 노인이 아님을 체감한다.


이제는 백세시대에 살고 있다. 오십 줄기의 마디를 걸어가고 있는 나는 인생이 반을 걷고 있음을 의식하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이 나이에 내가 무슨’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야!’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중년들이 늘어난 수명만큼 어떻게 적응해 갈지 헤매기도 하지만 그 헤매는 길 위에서 다양한 삶의 모양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변화는 반발과 수용 사이에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주변에서 자주 느낀다. 사실 키오스크 기계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어색하고 작동시키는데 헤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척척 주문해 낸다.


이처럼 백세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부하기보다 받아들이며 해보려는 적극적인 태도 또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집에서 영화관 표를 예매할 수 있고 드라이브 스루로 음료를 주문하고 인터넷 서핑을 즐기며 좋아하는 영상을 즐기는 시대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더욱 다양하게 진화할 것이다. 그 성장과 변화 속에 우리의 평균수명 또한 길어질 것이며 그에 따라 사회에 적응하고 도태되지 않기 위해 무한한 경쟁과 배움의 길 위에 서 있게 된다.


물론 발전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동행의 길 위에 서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배움의 자세를 게을리하지 않을 때 우리의 노년 또한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며 그 변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면 도태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도태되는 이들의 삶은 처참하다. 노인 고독사, 노인 빈곤, 디지털 빈곤 시대에서 노인은 정말 갈 곳을 잃고 새장 안에 갇힌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노년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자문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시대는 이미 변화되고 소리 없는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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