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때문에

-감성이 풍부한 아이

by Sapiens

일기 때문에


sapiens


따르릉~ 따르릉~

침대에 누워 있던 K는 머리맡 협탁에 있는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아마도 **가 초등학교 입학한 지, 2~3개월 정도 된 날이었던 것 같다.


수화기 너머에서 모르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K를 긴장시킨다. 나는 아픈 몸을 일으켰다.


“**어머님 되시지요?”

“아~ 네! 누구신지요?”

나는 의아했다. 도무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


“네~ 어머님, 저는 **담임입니다.”


K는 담임이라는 말에 놀라 몸을 일으켜 앉았다.


“아..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다름이 아니오라 **일기장을 읽다 보니 어머님이 굉장히 아프신 것 같아 걱정되어 전화드렸어요.”

“아.. 네, 좀 아팠어요. ~~~~ 네~네~ 감사합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K는

‘도대체 일기장에 뭐라고 썼길래... 담임선생님께서 전화까지 했지...’

라는 생각과 함께 선생님께서 건강 잘 챙기시라고.. **일기 읽고 너무 놀랐다는..**가 엄마 걱정이 크다고...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1학년인 **는 학교를 마치자마자 집으로 달려왔는지... 담임 선생님과의 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삐삐 삐삐~ 들려왔다. K는 아직 몸에 기운이 없어 침대에 그냥 앉아 있었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는 안방에서도 선명하게 들리고 있었다.


“엄마! 엄마!”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엄마를 찾는 **목소리로 집안이 가득하다.

“어~ **야 엄마 안방에 있어.”


아들은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안방으로 달려와서는 동그란 눈을 하고는


“엄마! 몸 괜찮아?”


묻는다. K는


“어., **야 엄마 괜찮아!”

“일찍 왔네? ”

“엄마가 아프니까 걱정돼서 종례 끝나자마자 달려왔지.”

“오늘 학교 생활은 어땠어?

“으응~ 정말 재미있었지~”

“그래? 알림장 좀 꺼내봐. 그리고 **야 오늘 일기장 검사받았니? 엄마 좀 볼 수 있을까?”

“응, 근데 선생님이 내 일기장 읽더니 나를 불러서 엄마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셨어.”


**는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욕실로 가서는 씻는다. K는 얼른 일기장을 펼쳐 보았다.

세상에 K는 일기장을 읽으면서 웃어야 할지... 감동을 해야 할지... 일기장에는 어제 K가 아픈 증상이 아주 세세하게 모든 일들이 적혀 있었다. 아직 어린 아들이 보기에는 K의 모습이 심각하게 보인 것 같았다. 일기장의 내용은


“엄마가 아프다. 우리 엄마는 춥다고 해서 아빠가 집에 있는 솜이불을 모두 꺼내 덮어 주었다. 그래도 엄마는 부들부들 떨었다. 보일러를 틀어도 소용이 없었다. 몸 마디마디가 힘이 없다고 해서 아빠, 누나, 그리고 내가 엄마의 손과 발을 주물렀다. 혈관이 시리고 터질 것 같다고 해서 나는 엄마가 너무 걱정이 된다.”


대충 이런 내용의 글이었다.


세상에~ 이런 내용을 일기장에 써 놓았으니 선생님께서 **의 글을 읽고는 엄마가 많이 아프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나는 웃어야 할지... 사실 병명은 생리통인데... 선생님께 생리통이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사실 K는 둘째인 **를 낳고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할 때면 온몸의 통증이 일어났고,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탈진상태가 되어버린다. 더욱 힘든 것은 정말 손 등 혈관 하나하나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생긴다. **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옆에서 모두 들었던 것 같다.


일기장을 한 참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있었다.

‘**는 우리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편으로 기특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아이가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인 K를 얼마나 걱정을 했으면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일기장에 꺼내 놓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가 사랑스러웠다. 담임 선생님께 뭐라고 얘기했는지..., 아마도 아이들에게는 부모만큼 선생님이 소중한 존재인 초등학교 1학년이기에 선생님에게 엄마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일기를 보며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 그리고 아이의 성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엄마인 K도 함께 성장한다. 아이는 엄마의 감정까지도 느낀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는 감성이 풍부한 아이다. 지금 이 아이는 어엿한 20대가 되어 대한민국 국방부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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