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사랑

-가족 이야기

by Sapiens



병가로 내려와 있는 아들이 어제 누나를 위한 요리를 하다 남은 재료로 칠리새우볶음을 점심으로 준비해줬다.

어제는 요리하고 난 후 누나를 공항에 내려주고 집에 와서 늦은 밤까지 잠에 골아떨어졌었다. 간수치가 높으니 피로함이 잦은 것 같다.


워낙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 부엌에서 난 옥수수를 다듬고 있다.


그러다 아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완성되어 보는 모습은 정말 내가 흉내 낼 수 없는 비주얼이다. 맛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찹쌀가루와 전분가루, 그리고 물의 비율이 잘못되어 튀김옷이 실패라고 말한다. 내 눈과 입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야, 어제 누나 많이 먹이느라 많이 못 먹었었지 많이 먹어.'


아들은 "엄마 나는 배 불어요. 엄마 좀 많이 드세요."

"아니야 나도 배가 불어."

아들은 세 마리만 더 먹으라고 내 앞으로 밀어놓는다. 그러더니 일어나서


"엄마. 소바 좋아하지?"

"그럼. 왜? 하려고?"


"이건 칼로리가 낮으니 시원하게 해 드릴게요. 그리고 이거 지난번 휴가 때 사 온 건데 엄마 안 먹었네. 지금 먹어야지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들은 냉장고도 훑어보았나 보다. 나를 보면 제발 잘 챙겨 먹으라고 잔소리를 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행복하기도 하지만

'난 독립을 선언했으니 이제 먹는 것도 맘대로 하고 싶은데...'

이렇게 자녀들의 잔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난 사실 요리에 시간을 투자하는 일에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웬만하면 짧은 시간에 배를 채우는 편이다. 식욕이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뚝딱 만들고 내 앞에 내미는 메밀소바~ 얼음까지 시원하게 띄어 준다.

이게 무슨 호 사람.., 아들은 "어때요?" 묻는다.

국물이 시원하고 맛도 내 입맛에 딱이었다. 이런 정도면 웬만한 식당 음식 맛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아들 덕분에 점심을 거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이젠 좀 가서 쉬라고 하고는 난 설거지를 했다.


'참 착한 아이구나!'

나에게 이런 아이를 보내 준 신께 감사함을 느낀다.


설거지를 하고 있었을 때 아들은 소파에서 기타를 치는 것 같았는데 소파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러스와 계속 싸우고 있나 보다. 월요일이면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예약된 진료를 볼 것이다.


아침에도 다섯 가지 베리류를 갈아 단백질을 넣은 주스를 마시라며 챙겨준 아들이다.


대학을 가니 점점 철이 든다. 군 생활을 하며 사회라는 것을 경험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 같다.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 참 감사하다. 너희들로 인해 난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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