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사진 한 장에 담긴 이야기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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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sapiens


그날은 소풍날이었다. 아마도 초등학교 4, 5학년 정도였던 것 같다. 그때는 거의 사라봉으로 소풍을 갔었다. 등에는 김밥과 과자 그리고 물통을 넣은 소풍가방을 메고 갔었다. 전교생이 줄지어 학교에서 출발해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의 길을 걸어서 갔었다. 그 행군은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힘들었을 일이지만 당시에는 그 정도의 길은 걸어 다녔던 시절이라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6년 동안 사라봉이라는 오름은 소풍장소로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의례히 걸어서 사라봉에 도착하면 단체게임을 했으며, 장기자랑과 경품을 타기 위한 보물 찾기는 최고 인기 종목이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맛있는 김밥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친구들과 재잘거리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딸아이가


“엄마, 이 사진 누구야?”


하며 내 앞에 사진 한 장을 내 보인다.


“어머나, 이게 어디서 났어?”


딸아이는 거실에서 앨범을 펼쳐놓고 추억의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어, 엄마! 엄마 초등학교 시절...”


바로 나의 어린 시절의 사진이었다.


“엄마, 정말? 너무 귀여워~”


딸아이가 건네는 사진을 보며 이미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그날 점심시간에 올케언니가 어린 조카들 도시락을 챙겨 와서 한 살 위인 언니와 나에게 사진을 찍어준 걸로 기억이 된다.


‘아, 나에게도 이런 어린 시절이 있었구나!’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 어린 시절 속 나에서 벗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 엄마 너무 귀여워~ 이 사진 저장해 둬요.”


딸아이 제안에 나는 핸드폰에 사진을 저장해 두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자주 그 사진 속 어린 시절을 들춰보게 되었다. 그 시절 나의 감성과 상황들이 하나하나 떠 오르기 시작했다. 사진한 장이 이렇게 나에게 의미 있게 와 닿았던 기억은 처음인 것 같다. 딸아이가 소환시킨 나의 어린 시절이 사진 한 장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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