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표정

-아들의 사랑

by Sapiens



이번 병가 휴가 내내 아침마다 아들이 블루베리와 단백질 주스를 만들어 주었었다.

저녁형 인간이 되어버린 엄마를 위해 아들이 아침 대용으로 먹으면 든든하다며 아침마다 만들어서 자고 있는 침실로 갔다 주었다.


독립을 선언한 후 바뀐 모습 중 하나이다. 서로 무엇을 하든 응원과 지지만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나에게 간섭이 느는 것 같다. 밥 좀 잘 챙겨 먹어라, 근육 운동 좀 해라, 커피는 식후 한 시간 내에 마시지 마라 등등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워낙 요리를 좋아하는 아들이어서 주방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지만 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만 있는 편이다.


그런데 아들이 요리해주는 음식은 참 맛있다. 레시피 검색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내 입에는 근사하다. 실패할 때가 없는 듯 보이는데 아들은 다음에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풀어놓기도 한다.


덕분에 잘 챙겨 먹을 수도 있었고 맛있게 먹어서 체중도 느는 것 같다.


다음 주 화요일이면 군으로 복귀한다. 며칠 남지 않은 동안 좋아하는 요리를 실컷 하도록 주방을 비워둔다.


아픈 몸이지만 요리를 하는 시간은 힐링 시간이 되어주는 것일까?

백신 부작용이라는 게 계속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올라왔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아직 간 수치가 정상범위에 오지 않았지만 많이 호전되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들이 만든 믹서기 안의 주스 색은 내가 요즘 흠뻑 빠져있는 보랏빛이다. 베리류들을 듬뿍 넣어 만들어 준 모닝 주스, 아침마다 주스를 만드는 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컵 안에 듬뿍 담겨 있다.


아들이 복귀하고 나면 주방에는 아들의 빈자리가 또다시 긴 여운으로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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