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둥은 죽은 존재가 아니다
새들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광장이 되기도 하고
새순이 돋아나는 생명의 터전이 되어주기도 한다
습한 밑둥에는 균류들이 자라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밤이 되면 반딧불이들이 나와 맘껏 춤을 추는 무도회장이 되어주곤 한다
때론 삶의 지친 누군가를 위한 휴식처가 되어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잘려나간 밑둥을 내어주기도 한다
아무리 볼품없고 보잘것없는 것들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소중한 존재가 되어준다
그렇게 우린 모두가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 의미가 있는 누군가의 밑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