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가고 있었다

-가을을 볼 수 있다면...

by Sapiens



수많은 잎들이 소복이 쌓여 흩날리고 있었다. 거리를 물들이는 가을의 색들이 지나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물들이고 있다.


기온은 잎들의 사각거리는 소리에 농도를 높여주고 있다.

높은 하늘의 대지도 떠나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는지 오늘따라 풍성한 낙엽들을 선사해준다.


거리의 모든 존재들이 가을의 모습 속에 혼재되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굴러가는 나뭇잎만이 자기들을 봐달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무얼 그리 바삐 가고 있냐며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이야기하지만 옷깃만 여미고는 행선지로 향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가을은 자신들의 이별의 시간을 함께 해달라고 요란스럽게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 뜻을 알아차리는 이들이 많지 않은 까닭에 가을이 쓸쓸한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또 하나의 가을은 살아 움직이며 한 계절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누구나 지나가고 있다. 자신의 삶 속에서 매 순간 새로운 시간 속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단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었다. 그것은 누구의 탓이 아니라 자기의 무지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가을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가을은 항상 우리 곁에 머물다 쓸쓸히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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