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향을 느껴봐

봄비가 적신 대지의 향을 느껴봐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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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적신 대지의 향을 느껴봐


봄비가 살며시 찾아와 땅을 촉촉이 적신다. 오후가 되면서 제법 내렸는지 공원 벤치 위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만이 젖은 채로 벤치 위에 앉아 있다. 의자 뒤편 잔디의 푸르름만이 봄비가 반가운 일인가 보다.

잔디의 얼굴색이 초록초록 생기가 돌고 있음은 보는 이의 마음에 싱그러움을 준다. 예전 같으면 비가 와서 칙칙한 기분이 들었을 텐데... 계절이 가져다주는 감정이란 참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한 것 같다.

공원을 가로지르며 걷고 있을 때는 비가 그친 상태였다. 우산을 접고 걷던 중 그 싱싱한 생명력이 발길을 범추 게 했다.

내리는 봄비가 풀잎을 촉촉이 적시며 대지에서 품어내는 봄의 향기는 꽃향기와는 다르다. 짙은 흙냄새는 살아 움직이며 바라보고 있는 나의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신기하다. 물이 흙 속으로 스며들어서 그 흙의 물길을 타고 흙의 향이 피어올라와 다시 풀잎 위에 맺힌 채 주변으로 퍼지고 있다.

그런 풀잎과 흙의 조화됨을 바라보며 느끼지는 시원한 흙의 냄새와 풀잎의 싱그러움을 코와 눈으로 담아내고 있다.

정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의 규칙을 지키며 숨 막힐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마치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묻는 듯했다. 어느 순간 항상 보아왔던 사소한 것들이지만, 어느 날 소리 없이 곁에 다가와 속삭이고 가는 것을 우리만 눈치채지 못하고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오늘 우연히 만난 봄비가 다가와 속삭인다.

‘4월의 봄비가 적신 대지의 향을 맘껏 느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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