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 존재하는 시간, 새벽에는 모든 생명이 잠들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시간에도 호흡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거리의 나무들도, 잠자리에 든 인간 육체의 기관들도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부지런히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하고 있다.
새벽, 한적한 장소에서 고요함을 느끼며 홀로 존재하는 듯 보여도 모든 것은 깨어있는 또 다른 형태의 모습일 뿐이다.
새벽에만 존재하는 매력도 있다. 그 매력을 즐기기 위해 새벽 시간 속에 침잠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깊이 몰입하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자아와의 만남을 유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밝음이 찾아와 잠들고 있었던 세포들을 깨운다. 그 또한 색다른 순간이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순간, 우리는 흐릿한 교차로에서 수많은 생각과 느낌을 교감하며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한다. 그렇게 오늘이 시작되고 오늘의 순간들이 지나간다.
누구보다 일찍 깨어나 새벽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 의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동대문 새벽 시장의 활기를 느껴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길 위에 자신의 삶의 궤적을 그린다. 그렇게 반복되는 행위 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낸다. 새벽은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