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에 고인 눈물이 쏟아질 듯 꽉 차 있다. 넘실거리는 눈물 속, 깊은 곳에서 당겨지는 뿌릿 속에서 피어나는 마지막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반짝이는 눈물방울과는 사뭇 다르게 육체의 고통은 한계에 다다랐는지 축 쳐져 있어 온 몸의 기운은 사라지고 있었다.
책상 위에서 한바탕 토를 하고 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내장의 속까지 모든 것을 비워내야 했다. 먹은 것이 없어
그저 속앓이만 하다 화장실 문턱에 기대어 앉아 심호흡을 하고 나왔다.
"괜찮아?"
남편의 챙김도 귀찮을 만큼 가만히 혼자 숨 쉬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답해야 하는 기계처럼 나는 의식적으로 "응"하고 대답하고는 다시 약을 챙겨 먹고 파란색 이불의 익숙하지 않은 침대 위에 몸을 뉘었다.
그런데.
눈가에 고여있던, 쏟아질듯한 그 아이가 자꾸 맴돈다. 토하는 화질실 변기 속을 바라보다가도,
기운이 침대 바닥으로 흡착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지워지지 않고 자꾸 되묻고 있다.
그 아이도 처음부터 흘러나올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무엇으로 눈 속에 맺혀 있는 순간을 가졌을 것이다.
추운 겨울 수북이 쌓인 눈 속에서 고운 눈만 골라 꼭꼭 숨겨두었던 기억이 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도 깔끔했다. 그런 함박눈이 흘러내려 마음을 차갑게 하고 있는 것일까? 눈 속에 있지 않아도 시린 하루다. 짙어가는 가을이 찾아오는 겨울을 밀어내듯 무척 바람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눈 속에 지내왔던 하얀 함박눈은 형체가 녹아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눈물이 눈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는 너를 본 건 찰나적 순간 시야에 비친 통증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