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다인실 병실 안에는 노랫소리와 손뼉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병실 침상 위 누워 있는 어머니의 손과 얼굴은 그동안 살아온 세월의 흔적처럼 어둠과 밝음의 대비가 도드라져 보였다.
침상 머리를 조금 들어 올려 어머니는 베개에 기대어 앉아 있다. 왼편에는 손녀와 손자가 오른편에는 막내딸 영신이 서 있다. 주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아이들과 영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어머니의 표정은 점점 밝아졌다.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눈길로 미소를 짓는다. 옆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영신은 어머니 가슴에 얼굴을 대고 품에 안기어 함께 노래를 부른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렇다. 어머니, 당신도 누군가의 사랑으로 태어났다. 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누구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지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초라한 모습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라렸다.
영신은 어머니와의 어린 추억이 기억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기억을 잃어가며 생명줄을 잡고 있었다.
오늘은 어머니의 생일이다. 케이크를 사고 촛불을 켜서 병실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신은 어머니에게 기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말해주고 싶었다. ‘그대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어머니의 품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향기가 났다. 어머니만의 향, 우리 어머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향, 나만이 알 수 있는 그런 향이 있다. 영신은 어머니 가슴에 기대어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어머니, 예쁘다.”
“아이고, 다 늙은 할망이 예뻐?”
영신은 뒤돌아 눈물을 훔친다. 그 모습을 어린 자녀들이 바라보고 있었다. 손녀와 손자는 할머니와 영신을 번갈아 바라본다. 다시 영신은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잊힐 기억이더라도 영신은 이 순간을 느끼며 행복하길 바랐다. 영신도 언젠가는 당신의 어머니처럼 그 시절을 맞이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