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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챙기세요

-가족

by Sapiens



오늘 제주로 다시 내려간다. 아들이 방학이라 함께 내려간다. 오전에 글을 쓰고 있는데 아들이 청소를 한다. 마루 바닥이며 화장실, 그리고 안방 침대정리까지. 혼자 남을 아빠를 위해 찌개도 만든다.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아들이 말한다.


"엄마, 아빠에게 신경 좀 쓰세요. 어젯밤에도 엄마는 강의하는데 아빠는 외롭다고 했어."


아들은 엄마는 엄마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복하겠지만, 아빠는 가족 경제의 책임감이 크니. 아빠랑 많이 놀아주라고.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말한다.


'이 녀석 언제 이렇게 컸지?'


새삼 놀라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바쁘니 안쓰러워 집안일을 대신하는 모습에 미안함이 묻어난다.


아무래도 혼자 남을 아빠가 걱정이 되나 보다. 아빠는 점점 얘가 되는지 아들에게 철없는 소리를 한다.


점심때 집으로 들린 남편, '에구구' 실컷 안아주고 엉덩이를 토닥여주었다.


그동안 아들은 찌개를 완성하고 설거지를 한다.


세월이 우리 가족을 변화시킨다. 지나간 시간 속 우리들의 환경이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되는 것 같다.


넉넉하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 무엇도 부러워한 적이 없었다. 물욕이 없었으므로, 가족이 가장 소중한 가치관을 품고 있었으므로 잘 따라와 주고 도와주고 성장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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