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득템

-심성

by Sapiens

득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떠한 물건을 줍거나 얻는 경우가 있다. 사실 나는 지나가는 길에 돈이 떨어져도 줍지 않는 경향이 짙다. 누군가의 절박함이 느껴져서 주인을 찾아주려는 심성이 타고난 편이다.


그래서 누군가 무엇을 줘도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괜히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강박과도 같은 생각이 자신을 불편하게 한다.


그러나 주는 것에는 기쁨을 느끼는 편인 것 같다. 내가 잘 쓰지 않거나 새 물건이어도 내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음식도 상하기 전에 나눠 먹는 편이다.


물건을 얻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버릴 것이 느는 것이다. 내 생활에서 필요한 것을 득템 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그런 횡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보다 필요하고 절실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성향이 이런 편이라 가족들에게 이상하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왜 공짜가 싫으냐고, 그렇다. 난 공짜란 원래 없다고 생각하기에 공짜가 주어져도 공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대가를 지불하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이쯤 되면 이상한 시선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의 성향을 존중한다.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성격을 고치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 나의 가치관과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타인을 돕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면서 하진 않는다. 그게 나의 최선인 것 같다.


조용히 빛나는 초롱불 같은 따스함이 좋다. 그 정적 속 소리 없는 울림이 나를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무언가가 나에게 전해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간질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