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 있던 너는
자신을 허용해 준 대가로
길을 잃고 헤매다
아무 곳에 둥지를 튼다.
낯선 곳에서 선잠을 자고
낯섦에 홀로 눈치를 보게 되더라.
이곳까지 데리고 온 주인은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우리들을 뒤섞으며
혼돈 속으로 빠트린다.
그러다 만난 어떤 친구는
다정한 주인 덕분인지
잘 정돈된 자리에서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
사뭇 부럽기만 하다.
게으름이 누적되면
할 일은 누적되어
결국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된다.
부디 주인이 우리를 포기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본다.